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내분이 김관영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싸고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 의원들은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들을 향해 “날 몰아내고 당권을 차지하려는 집착”이라고 맞받았다.

바른미래당 의원 15명은 7일 김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할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바른정당계 8명(유승민·정병국·이혜훈·유의동·하태경·정운천·오신환·지상욱)과 국민의당계 7명(이태규·김중로·권은희·김삼화·신용현·김수민·이동섭)이 서명했다. 당원권 정지 중인 의원을 제외하면 재적의원 24명의 과반이 넘는다. 이들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국면에서 김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동의 없는 사보임 등을 추진한 것에 반발해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인 유의동 의원은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의원들을 상대로 거짓말하고 불법 사보임한 책임을 묻겠다”며 의총소집 배경을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재적 의원 4분의 1 이상의 소집요구가 있을 경우 원내대표는 48시간 내에 의총을 소집해야 한다.

김 원내대표는 “나를 몰아내고 당권 확보하겠다는 집착으로밖에 안보인다”고 일축했다. 이어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겨냥해 “다음 총선에서 기호 3번(바른미래당 기호)을 달겠느냐, 2번(자유한국당 기호)과 함께할 것이냐, 아니면 아예 2번을 달겠느냐”고 따져 물은 뒤 “3번을 달겠다면 저는 그 즉시 (원내대표를) 그만두겠다”고 맞받았다.

이 같은 김 원내대표의 공세에 유 의원은 “한국당이든 민주당이든 민주평화당이든 가지 않는다”면서 “김 원내대표는 약속한대로 오늘 즉각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라”고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내홍이 격화한 가운데 관심은 이르면 8일 열릴 바른미래당의 의총 결과에 쏠리게 됐다.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측에선 의총에서 불신임을 결의해 사퇴를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불신임 결의에도 김 원내대표가 사퇴를 거부할 경우 원내대표 임기인 6월 말까지 ‘식물 지도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최고위원회는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에 권은희 의원, 김수민 의원 등이 불참하고 있어 의결이 불가능한 상태다.

한편 민주평화당은 오는 9일 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원내대표를 확정짓기로 합의했다. 평화당 싱크탱크인 민주평화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천정배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