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롯데호텔
롯데호텔이 호텔의 ‘본고장’ 유럽에 진출한다. 2015년 인수한 롯데뉴욕팰리스를 발판으로 미국내 주요 도시로 확장하기로 했다. 글로벌 체인호텔로 도약하려면 유럽과 미국 주요 도시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신라호텔은 올 하반기 베트남 다낭을 시작으로 해외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인도네시아 발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 추진 중인 해외 호텔만 10곳에 이른다. 계획대로라면 롯데와 신라의 해외호텔 수는 현재 총 12개에서 2년 내 최대 40개까지 늘어난다. 1979년 나란히 사업을 시작한 롯데와 신라는 40년 만에 호텔을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 서비스산업으로 키워내고 있다.
"우리 호텔도 롯데·신라 간판 달아달라"…해외호텔 12개→40개로
글로벌 호텔체인으로

롯데호텔 관계자는 7일 “올해 안에 유럽과 미국에서 추가로 호텔을 내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동유럽이 아닌 서유럽 도시를 공략하겠다”는 설명이다.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상징적’ 의미가 있는 곳에 300개 이상 객실을 보유한 대규모 호텔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롯데는 2015년 인수한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이 객실 점유율 90%를 기록할 정도로 장사가 잘되자 공격적 사업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미국 서부의 LA와 샌프란시스코, 중부의 휴스턴과 시카고 등으로 호텔 사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내 웬만한 주요 도시에서는 롯데 브랜드를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브랜드는 5성급 롯데호텔뿐 아니라 6성급 럭셔리 브랜드 ‘시그니엘’, 부티크 브랜드 ‘L7’도 검토 중이다.

롯데는 베트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에서만 동시에 10개 이상의 호텔 부지를 검토 중”이란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미 진출한 하노이에는 두 개 이상 추가로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휴양지인 냐짱과 다낭도 유력한 후보지다. 2014년 문을 연 ‘롯데호텔 베트남하노이’가 명소가 되면서 롯데 브랜드 인지도가 현지에서 크게 높아진 덕분이다. 롯데는 남이 지은 호텔에 들어가 롯데호텔 간판을 달고 영업을 대신 해주는 ‘위탁경영’을 주로 논의하고 있다. 롯데는 인도네시아에도 호텔 출점을 검토 중이다.

신라호텔에도 “대신 운영해달라”는 요청이 최근 밀려들고 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신라 브랜드를 달고 싶어 하는 호텔이 동남아와 중국, 미국 등에서 10곳이 넘는다”고 밝혔다. 사업 때문에 서울에 온 호텔 사업자들이 “지금까지 방문한 로컬(현지) 브랜드 호텔 중 최고”라며 “같이 사업을 해보자”고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라는 올 하반기 베트남 다낭에 ‘신라 모노그램’을 열 계획이다. 이 호텔은 베트남에서 자동차 반(半)조립 사업을 하는 탄콩그룹의 응우옌안뚜언 회장이 서울신라호텔에 투숙한 뒤 “다낭에 호텔과 리조트를 지으려 하는데 운영을 맡아달라”고 제안해 이뤄졌다. 신라는 2021년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200여 개 객실을 갖춘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도 문을 열 계획이다. 베트남 하노이, 인도네시아 발리, 미국 LA 등에도 속속 위탁운영 호텔을 열 계획이다.

세계적 서비스 경쟁력

롯데, 신라가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서비스 경쟁력 덕분이다.

롯데호텔은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 1호점을 냈다. 현지인들이 좋은 평가를 해줬다. 다른 호텔에 비해 ‘남다른’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이다. “러시아에서 가장 친절한 호텔”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는 해외 확장의 발판이 됐다.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이 호텔을 방문한 뒤 “우리가 짓는 호텔도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2013년 ‘롯데시티호텔타슈켄트팰리스’가 설립된 배경이다. 이 호텔은 롯데의 첫 해외 위탁운영 호텔이다. 롯데호텔은 이후 러시아에서만 3개 호텔을 추가로 운영 중이다. 롯데는 현재 6개국에서 11개 해외 호텔을 거느리고 있다.

가성비가 높다는 것도 롯데와 신라의 장점이다. 두 호텔은 글로벌 체인호텔에 비해 위탁운영 수수료가 낮다.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아직은 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낮은 수수료 덕분에 같은 등급의 해외 체인호텔보다 숙박료가 저렴해 현지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