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北발사체' 정보 공유…靑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 논의"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상 간 통화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은 이번 발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면서 가능한 한 조기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북한이 지난 4일 함경남도 원산 부근 호도반도 일대에서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상황을 공유하고 이번 사태가 미·북 협상과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 고 대변인은 “양 정상은 북한의 발사 직후 한·미 양국 정부가 긴밀한 공조하에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 매우 효과적이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특히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신한 트위터 메시지가 북한을 계속 긍정적 방향으로 견인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북한이 발사체를 쏜 지 13시간 만에 트위터에 “김 위원장은 내가 그와 함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나와의 약속을 어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비핵화 협상 재개 의사를 거듭 밝혔다.

양 정상이 이날 통화에서 유엔 세계식량기구의 북한 식량실태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식량 지원에 긍정적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고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이를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요청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해선 “양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방한하는 방안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10시부터 35분간 이어진 한·미 정상 간 대화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21번째 전화통화다. 지난달 워싱턴DC 정상회담 이후 26일 만의 양국 정상 간 소통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