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인 워싱턴의 셔저와 2배 이상 차이
'제구의 달인' 류현진, 삼진/볼넷 비율 압도적 1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제구가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단 한 점도 주지 않고 9-0 완승을 견인했다.

시즌 4승(1패)을 개인 통산 2번째 완봉승으로 장식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2.55에서 2.03까지 떨어뜨렸다.

6년 만의 완봉승만큼 눈길을 끈 것은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단 하나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날카로운 제구력을 바탕으로 류현진은 이날까지 7경기에서 44⅓이닝을 던지며 볼넷은 단 2개만 내주고 삼진을 45개 잡아냈다.

제구력의 척도인 삼진/볼넷 비율은 무려 22.50을 찍었다.

규정이닝을 채운 류현진은 삼진/볼넷 비율 부문에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맥스 셔저(9.00)를 멀찌감치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3위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카를로스 카라스코(7.14)와의 격차도 현격하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두 시즌 연속 14승을 수확한 2013∼2014년에도 올해처럼 제구력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류현진의 2013년 삼진/볼넷 비율은 3.14였고, 그 다음 해인 2014년에는 4.79를 기록했다.

미국 언론이 "말도 안 되는 수치"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로 류현진은 올 시즌 '제구의 달인'으로 거듭났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활약할 때부터 "홈런 맞는 것보다 볼넷 내주는 것이 더 싫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볼 카운트가 불리하더라도 다양한 구종을 송곳처럼 꽂아 넣기 때문에 타자들 입장에서는 수 싸움에서 밀리기 일쑤다.

타자들도 류현진의 제구가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격하다 보니 투구 수 관리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류현진은 1회초 1사에서 애틀랜타의 2번 타자 조시 도널드슨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뒤 6구째 컷패스트볼을 던졌다.

공은 스트라이크존을 훨씬 넘어 높게 들어갔으나 도널드슨은 배트를 참지 못하고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류현진은 93개의 공으로 9이닝을 혼자서 책임졌다.

5회까지는 퍼펙트 피칭을 펼쳤고, 가장 투구 수가 많았던 이닝은 5회초로 그마저도 17개에 불과했다.

류현진은 2015년 어깨 수술로 예전과 같은 강속구를 잃었다.

대신 제구력의 달인으로 변신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