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왼쪽)와 손학규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왼쪽)와 손학규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제 개편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두고 바른미래당 내에서 사퇴 압박을 받아온 김관영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8일 의원총회가 끝난 뒤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여러 의원에게 드린 마음의 상처와 당의 어려움을 책임지겠다”며 “오는 15일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할 때까지만 임기를 진행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날 의총은 재적의원 24명(당원권 정지 의원 제외) 중 바른정당계 8명과 안철수계 7명 등 총 15명이 소집을 요구해 열렸다.

연합전선을 구축한 바른정당계·안철수계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김 원내대표가 특위 위원 교체(사보임)를 강행한 것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동안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재적의원 절반이 넘는 의원들의 압박을 받으면서 임기 만료 40여 일을 앞두고 결국 조기 사퇴를 결정했다.

이날 의총에서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과의 어떤 형태의 통합이나 선거 연대를 하지 않고 바른미래당으로 당당하게 출마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김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당내 갈등을 마무리하고 향후 당의 나아갈 길에 대해 결의했다”며 “창당 정신에 입각해서 당의 화합과 자강, 개혁에 매진할 것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또 “바른미래당 의원 전원이 그동안 서로에게 가졌던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고 새로운 결의를 하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다만 바른정당계 수장 격인 유승민 의원은 “패스트트랙 내용이나 과정에 대한 각자의 생각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갈등의 불씨가 남았음을 시사했다. 향후 패스트트랙 법안에 관한 문제 제기를 계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김 원내대표의 사보임 강행 논란과 관련해서는 “새 원내대표를 뽑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오는 15일 의원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차기 원내대표로는 김성식, 권은희, 유의동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