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 출산하면 아파트 무상 임대…충남도, 아산에 1000가구 첫 공급
충청남도가 신혼부부와 청년들을 위해 파격적인 조건의 임대아파트 5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신혼부부가 아파트에 입주한 뒤 한 명의 자녀를 낳으면 임대료의 절반을 지원하고, 두 자녀를 낳으면 무료로 거주할 수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8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 및 출산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주거비 부담이 적은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이하 충남행복주택)’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주거비 부담이 혼인 기피를 낳고,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신혼부부·청년 주거 정책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기존 정부가 건설하는 행복주택은 공간이 좁아 육아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충남행복주택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충남행복주택의 월 임대료는 최고 15만원으로 기존 행복주택의 절반 수준이다. 쾌적한 육아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놀이터와 도서관도 조성한다.
두 자녀 출산하면 아파트 무상 임대…충남도, 아산에 1000가구 첫 공급
입주 대상은 예비 신혼부부, 결혼 7년 이내 신혼부부, 청년, 저소득층 등이다. 공급 면적은 36㎡에서 59㎡로 기존 행복주택(16∼36㎡형)보다 넓다.

방 3개와 거실 등을 갖춘 59㎡는 월 15만원, 44㎡는 월 11만원, 36㎡는 9만원이다. 표준임대료(59㎡ 32만원, 44㎡ 24만원, 36㎡ 20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보증금은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표준임대보증과 같다.

충남행복주택에 입주한 후 한 자녀를 출산하면 임대료의 50%, 두 자녀를 출산하면 임대료를 전액 감면받을 수 있다. 거주 기간은 기본 6년에 자녀 출생에 따라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바닥 충격음을 차단해 입주민 간 소음 분쟁을 예방하고, 친환경 자재 사용과 공간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가변형 구조로 설계하기로 했다. 단지 내에 물놀이 시설과 모래 놀이터, 실내 놀이방, 작은도서관 등을 설치하고 부부·출산·육아 관련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두 자녀 출산하면 아파트 무상 임대…충남도, 아산에 1000가구 첫 공급
도는 충남행복주택 5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2022년까지 수요 집중 지역인 아산에 1000가구를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건설형 임대주택 900가구와 기존 미분양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활용한 매입형 임대주택 100가구 등이다.

도는 아산시와 협의해 건설형 임대주택 가운데 600가구를 아산 배방월천 도시개발사업지구 2만5582㎡에 1369억원을 투입해 마련하기로 했다. 양승조 지사와 오세현 아산시장, 권혁문 충남개발공사 사장은 이날 도청 상황실에서 ‘저출산 극복, 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위한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 건설’을 위해 협약했다.

도는 사업시행자인 충남개발공사에 사업비를 지원하고, 총괄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행정 절차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산시는 사업 부지를 제공하고 단지 내 국공립어린이집·육아종합지원시설 건축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충남개발공사는 건설과 입주자 모집·선정 및 관리·운영 등을 맡는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신혼부부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시행하는 충남형 행복한 주택 1호가 아산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양승조 지사는 "우리나라 합계출산률은 2017년 1.05명에서 지난해 0.98명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충남형 행복주택이 완벽한 해결책은 될 수 없지만 하나의 대안은 충분히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성=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