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습니다. 고성능 브랜드 ‘미니 JCW’를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설 겁니다.”
찰리 쿠퍼 / 사진=BMW그룹코리아
찰리 쿠퍼 / 사진=BMW그룹코리아
고성능 브랜드 미니 JCW 홍보대사인 찰리 쿠퍼(38‧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소비자 인지도가 낮다’는 물음에 솔직 담백한 대답을 쏟아냈다. 그는 “한 가지 차종만 참가하는 ‘미니 챌린지 코리아’ 레이스를 여는 이유”라며 고성능 차 시장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소개했다.

미니 JCW는 독일 BMW그룹 가운데 소형차 브랜드 미니의 고성능 차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BMW의 ‘M’, 메르세데스벤츠의 ‘AMG’와 같다.

특히 ‘미니의 완성’으로 불릴 만큼 주행 성능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마니아들 사이에선 검은색 외관에 후드(보닛) 위 빨간 두 줄이 있는 미니는 함부로 건드려선 안 된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미니 JCW의 대표적 색상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는 유독 인지도가 떨어진다. 첫 발을 내딛은 2013년과 이듬해 연 판매량은 각각 85대, 42대에 불과했다. 2017년 237대로 판매가 크게 늘었으나 지난해엔 157대까지 뒷걸음질 쳤다.

미니 JCW가 이런 약점을 극복을 위해 꺼내 든 것은 ‘모터스포츠’다. 지난달 2019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 미니 챌린지 코리아를 처음 개설했다. 작지만 강한 차, 운전하는 재미에 대한 미니 JCW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 대회는 서킷 주행 및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C 라이선스와 미니를 갖고 있다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찰리 쿠퍼는 “미니 JCW는 강력한 성능 등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다른 고성능 브랜드보다 늦게 알려졌다”며 “한국에서 홍보활동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인지도와 영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우리가 지닌 전통을 알리고 BMW그룹과 손잡아 경주대회 등 적극적 활동을 차례로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소비자에게 미니로는 문이 두 개 달린 ‘미니 쿠퍼S’가 익숙하다. 2.0L 가솔린(휘발유) 엔진이 탑재되는 이 차는 최고 출력이 192마력, 최대 토크가 28.6㎏·m다.

미니 JCW는 이보다 훨씬 강하다. 같은 엔진이지만 최고 출력 231마력과 최대 토크 32.7㎏·m를 쏟아낸다. 공차 중량이 1310㎏에 불과한 가벼운 몸무게로 최고 시속 246㎞까지 내달릴 수 있다.
찰리 쿠퍼 / 사진=BMW그룹코리아
찰리 쿠퍼 / 사진=BMW그룹코리아
찰리 쿠퍼는 미니 JCW의 최대 강점으로 ‘핸들링’을 꼽았다. 그는 “미니 쿠퍼S보다 한층 더 정교하고 역동적”이라며 “레이싱카트를 타는 듯한 주행 감성을 어느 곳에서나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직접 수많은 고성능 차로 서킷을 타봤지만 미니 JCW가 지니고 있는 독특한 즐거움이 있다”며 “실제 디자인 등 개발 과정부터 균형 잡힌 중량 배분, 무게 중심 등이 조화를 이루는지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찰리 쿠퍼는 미니 JCW의 뿌리가 곧 레이싱임을 줄곧 언급했다. JCW는 존 쿠퍼 웍스(John Cooper Works)의 약자다. 레이싱 선수이자 차 제작자인 존 쿠퍼와 미니가 함께 손잡고 만든 고성능 브랜드다.

존 쿠퍼는 미니를 개조해 모나코 북부의 몬테카를로 랠리 등 경주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그가 차를 알아보기 쉽도록 그은 흰 두 줄은 오늘날 미니 JCW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존 쿠퍼의 아들인 마이크 쿠퍼는 아버지의 활약 이후 긴 공백기를 끝내고 1999년부터 BMW그룹 산하에 들어간 미니와 다시 협업을 시작했다. 특히 소형차 미니가 부활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줬다.

BMW그룹은 미니에 이어 2007년 JCW를 인수하고 이듬해 미니 JCW로 브랜드를 재정비했다.

존 쿠퍼의 손자인 찰리 쿠퍼는 미니 JCW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미니가 올해 탄생한 지 60주년이 됐다”며 “미니 JCW 역시 업계에 이정표를 세울 것이며, 아직 밝히긴 어렵지만 굉장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찰리 쿠퍼는 또 “최근 순수 전기차 등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차 산업이 힘들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그럴수록 고성능 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높아지는데 특히 한국 시장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9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미니 챌린지 코리아’ 레이스 / 사진=BMW그룹코리아
2019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미니 챌린지 코리아’ 레이스 / 사진=BMW그룹코리아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