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허, 9일 베이징서 출발…中외교부 "미중이 함께 노력해야"
"美 관세 인상하면 부득이하게 반격…합법적 권리 지킬 것"
中상무부 "美와 협상 원하지만 각종 상황에도 대비"
미국 정부가 10일부터 대중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미국과 협상으로 문제 해결을 원하지만 각종 비상 상황에 대처할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9일 "중국은 이미 각종 가능성에 대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입장을 요구받고 "미국이 중국과 서로 마주 보면서 서로의 관심사를 살피는 가운데 협력·협상의 방법으로 현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가오 대변인은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으며, 이는 중국과 미국은 물론 세계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미국과 상호 존중, 평등의 기초 위에서 호혜공영의 협상 타결을 이루길 원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스스로의 합법적인 권리를 지키기 위한 의지 역시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끝내 관세를 인상한다면 중국 역시 부득이하게 '반격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기존의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이어 류허(劉鶴)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고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향한 것은 중국 측의 책임 있는 자세와 협상을 추진하려는 성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가오 대변인은 "미국이 관세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대국적인 견지에서 원래 계획대로 미국으로 가 고위급 무역협상에 임한다"며 "이는 중국이 담판을 추진하려는 최대의 성의와 선의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측이 막바지 협상 단계에서 기존에 합의된 바를 되돌리려해 협상이 틀어졌다는 미국 측의 주장도 에둘러 반박했다.

가오 대변인은 "중국은 신용과 약속 지키기를 중요시한다"며 "이 점에서는 줄곧 변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가오 대변인은 중국이 자국에 투자하려는 외국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해왔다는 미국 측의 지적과 관련해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이 시장 원칙에 따라 (중국에서) 기술 협력을 하는 것을 격려해왔고 기술 이전을 강제한 적이 없다"면서 "중국의 어떤 법률도 외국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9∼10일 미국 워싱턴에서 무역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인상 계획을 관보 사이트에 공지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고, 중국 정부 역시 강력한 보복을 예고하며 맞대응에 나설 태세여서 이번 미중 고위급 협상을 통한 최종적인 무역분쟁 해소 기대치는 크게 낮아진 상태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 밤 낸 긴급 성명에서 미국 측에 유감을 나타내면서 미국이 관세 인상을 강행한다면 '필요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한편,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류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이 9일 베이징을 떠났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미국이 중국과 함께 노력하고, 서로 마주 보고 가기를 원한다"면서 "상호 존중과 평등의 기초 위에 서로 간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하고, 상호 공영의 결과를 달성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는 중국의 이익뿐 아니라 미국의 이익, 더 나아가서 국제 사회의 보편적인 기대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