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향기] 창조의 근육 단련하고 싶게 하는 '안도 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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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도전적인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
그의 삶을 보며 鬪志란 단어를 떠올린다
이윤정 < 영화전문마케터, 퍼스트룩 대표 >
그의 삶을 보며 鬪志란 단어를 떠올린다
이윤정 < 영화전문마케터, 퍼스트룩 대표 >
올겨울 가족여행으로 간 일본 홋카이도의 한 리조트에 유명 건축물이 있다고 해서 다녀온 적이 있다. 그날은 코끝이 찡하게 춥고 눈이 내리는 밤이었는데, 그곳은 찾는 이의 수고를 요구하는 공간이었다.
눈을 맞으며 숲길을 걷게 하더니 건물에 들어서자 긴 계단을 따라 걷게 했다. 이렇게 내려가면 무엇이 나올까 싶을 때쯤 마침내 정숙하고 고요한 한 공간이 등장했다. 나도 모르게 불이 꺼진 예배당 의자에 앉으면 큰 창밖으로 수평의 물 위에 놓인 수직의 십자가가 눈에 가득 찬다. 그 뒤로 펼쳐진 눈밭, 은빛 나무와 산들이 어떤 풍경화보다 아름다운 그곳의 이름은 ‘물의 교회’,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건축물이다.
물의 교회가 만약 영화였다면 ‘그곳을 가는 길목엔 탄탄한 드라마가 숨어있고, 마지막 신에서 관객은 완벽한 한 프레임을 만날 것이다’라고 썼을 것이다. 예배당은 방문객으로 가득하고 소란스러운데, 털썩 앉아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보면 진정한 고요함이 찾아온다. 콘크리트 건물에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이 사람은 누구일까? 들어는 봤지만 잘 알지 못하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궁금해졌다.
1941년 일본 오사카의 외곽 도시에서 태어난 안도 다다오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전부인 건축가다. 고교시절에 복서로 활약했으나 재능이 미치지 못한다며 그만둔 뒤 트럭운전과 공사현장의 소위 노가다를 하며 생계를 꾸렸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접한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책을 보고 건축가가 되기로 결심,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했다.
스물여덟 살이 되던 해에 무작정 건축가 사무소를 연 안도 다다오는 아무도 일거리를 주지 않아 공공기관에 건축 디자인을 제안하고 가상의 프로젝트를 디자인했다고 한다. 그렇게 근근이 버티던 복서 출신의 건축가, 대학을 나오지 않은 독학의 건축가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는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장하게 된다.
2016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안도 타다오’가 이번에 정식으로 개봉됐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건축가로서 안도 다다오의 삶과 그의 작품을 다룬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일흔이 넘은 그의 여전한 도전정신과 직업에 대한 자세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예상치 못한 훅을 날리며 시작된다. 공원 풀밭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복싱 선수처럼 움직이며 “창조적인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남의 건축을 보면 그것을 초월하는 것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늙어서 체력이 떨어져 창조적 근육이 사라지면 싸울 마음도 사라진다는 그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전혀 어렵지 않은 말로 건축을 설명하고, 때론 유쾌하고 때론 명쾌하게 인생을 논하는 거장의 매력이 영화에 자연스레 빠져들게 한다. 췌장과 비장을 제거하는 큰 수술을 받은 뒤에도 성큼성큼 계단을 오르는 건축가의 뒷모습을 보며 오랜만에 ‘투지(鬪志)’란 단어를 떠올렸다. 영화를 보는 누구라도 존경을 넘어서 그것을 초월하고 싶다는 의지의 근육을, 창조의 근육을 단련하고 싶어질 것이다.
눈을 맞으며 숲길을 걷게 하더니 건물에 들어서자 긴 계단을 따라 걷게 했다. 이렇게 내려가면 무엇이 나올까 싶을 때쯤 마침내 정숙하고 고요한 한 공간이 등장했다. 나도 모르게 불이 꺼진 예배당 의자에 앉으면 큰 창밖으로 수평의 물 위에 놓인 수직의 십자가가 눈에 가득 찬다. 그 뒤로 펼쳐진 눈밭, 은빛 나무와 산들이 어떤 풍경화보다 아름다운 그곳의 이름은 ‘물의 교회’,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건축물이다.
물의 교회가 만약 영화였다면 ‘그곳을 가는 길목엔 탄탄한 드라마가 숨어있고, 마지막 신에서 관객은 완벽한 한 프레임을 만날 것이다’라고 썼을 것이다. 예배당은 방문객으로 가득하고 소란스러운데, 털썩 앉아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보면 진정한 고요함이 찾아온다. 콘크리트 건물에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이 사람은 누구일까? 들어는 봤지만 잘 알지 못하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궁금해졌다.
1941년 일본 오사카의 외곽 도시에서 태어난 안도 다다오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전부인 건축가다. 고교시절에 복서로 활약했으나 재능이 미치지 못한다며 그만둔 뒤 트럭운전과 공사현장의 소위 노가다를 하며 생계를 꾸렸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접한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책을 보고 건축가가 되기로 결심,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했다.
스물여덟 살이 되던 해에 무작정 건축가 사무소를 연 안도 다다오는 아무도 일거리를 주지 않아 공공기관에 건축 디자인을 제안하고 가상의 프로젝트를 디자인했다고 한다. 그렇게 근근이 버티던 복서 출신의 건축가, 대학을 나오지 않은 독학의 건축가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는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장하게 된다.
2016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안도 타다오’가 이번에 정식으로 개봉됐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건축가로서 안도 다다오의 삶과 그의 작품을 다룬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일흔이 넘은 그의 여전한 도전정신과 직업에 대한 자세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예상치 못한 훅을 날리며 시작된다. 공원 풀밭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복싱 선수처럼 움직이며 “창조적인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남의 건축을 보면 그것을 초월하는 것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늙어서 체력이 떨어져 창조적 근육이 사라지면 싸울 마음도 사라진다는 그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전혀 어렵지 않은 말로 건축을 설명하고, 때론 유쾌하고 때론 명쾌하게 인생을 논하는 거장의 매력이 영화에 자연스레 빠져들게 한다. 췌장과 비장을 제거하는 큰 수술을 받은 뒤에도 성큼성큼 계단을 오르는 건축가의 뒷모습을 보며 오랜만에 ‘투지(鬪志)’란 단어를 떠올렸다. 영화를 보는 누구라도 존경을 넘어서 그것을 초월하고 싶다는 의지의 근육을, 창조의 근육을 단련하고 싶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