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산업이라는 조건과 불황이라는 환경에서 살아남은 일본 중소기업 30곳을 소개한다. ‘어른
들의 연필’을 선보여 연필산업을 되살린 기타보시연필과 버려지는 쌀겨를 아까워하다 쌀겨 성분이 들어간 양말을 생산해 히트를 친 스즈키양말 등 사례가 다양하다. 작은 기업들의 큰 도전을 통해 ‘강한 기업’의 개념을 새롭게 정리한다. 저성장 시대를 극복해나갈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326쪽, 1만6000원)
“월급이 올랐다고 회사에 남게 되면 저의 신념이 무너집니다. (…) 부하 직원 중 여덟 명은 저를 따라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남자 일생의 중대사, 온 정성을 다해 일해볼 생각입니다.”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사진)은 1958년 11월 15일 가고시마에 있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교토의 절연체 제조기업 쇼후공업에 입사한 뒤 3년 만에 과장이 된 그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서 자신을 배제하고 견제하는 상사에 맞서 회사를 나왔다. 이후 독립해 교세라를 창업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스물일곱 살이었다.평전 《마음에 사심은 없다》는 이나모리 회장이 퇴사와 창업을 앞둔 고민의 시기에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처음 공개한다. 이나모리 회장은 마쓰시타 고노스케(마쓰시타전기그룹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혼다자동차 창업자)와 더불어 ‘일본의 3대 기업가’로 꼽힌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책은 수십 종이 국내에 출간돼 있다.이 책이 차별화되는 건 이 편지처럼 최근 발견된 새로운 자료뿐 아니라 이나모리 회장의 인터뷰와 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통틀었기 때문이다. 은행과 증권회사 등에서 일하다 퇴직한 뒤 경영인들의 일생을 그리는 작가로 변신한 기타 야스토시가 썼다.책의 구조는 단순하다. 시간 순으로 이나모리 회장이 몸 담은 기업을 중심으로 풀어간다. 응석받이 차남에 골목대장이던 어린 시절을 거쳐 대학 졸업 후 쇼후공업에 입사해 주목받았던 청년 시절을 다룬 1장에 이어 2장과 3장은 첫 회사인 교토세라믹(현 교세라) 창업 비화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세워나간 경영 원칙을 담았다. 4장은 두 번째 회사 제2전전(현
어느날 젊은 친구들이 모여 피자를 주문해 먹기로 했다. 전화로 주문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피자가 도착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젊은이들은 점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이들 중 한 친구의 아버지가 잠깐 들러 상황을 보고는 한 수 가르쳐주기로 했다. 그는 수화기를 들어 방금 전까지 차분하던 태도에서 돌변해 피자집에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5분 안에 오지 않으면 두 번 다시 주문하지 않겠다”고. 그러자 피자는 금방 도착했다.길고 지루한 협상을 하는 동안 분노가 일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감정은 비이성적이고 이성이 감정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여기며 분노를 억제한다. 협상을 하거나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더 그렇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철저히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한다.《협상가를 위한 감정수업》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의 힘에 주목한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이성연구센터 책임자인 저자는 이성이 감정보다 더 합리적이라는 통념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보여준다. 감정에 숨은 ‘합리적 논리성’을 여러 연구 결과와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저자는 ‘이성적 감정’이란 개념을 통해 감정이 어떻게 우리에게 도움을 주고 이익을 가져오는지 짚어나간다. 이성적 감정이란 내면에 존재하는 감정과 이성이 명확히 분리되지 않고 상호보완적으로 함께 작동한다는 의미다. 피자 주문 사례에 등장하는 아버지처럼 냉철하게 분노를 감정으로 표출하는 것과 비슷한 감정이다.여행을 가서 맛집을 찾는다고 하자. 두 식당이 나란히 있는데 한 곳은 손님이 북적이고 다른 곳은 썰렁하다. 이럴 때 이성적인 선택은 당연히 사람이 많은 곳이다. 똑같은 상황이
중국과 영국을 역사적으로 비교하는 연구는 사학계의 단골 주제다. 주된 논제를 단순화하면 ‘산업혁명은 왜 중국이 아니라 영국에서 일어났을까’다. 대표적인 저술 중 하나가 케네스 포메란츠의 《대분기》다. 포메란츠는 18세기 영국과 중국 양쯔강 삼각주 지역의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세계”에 주목했다. 두 지역이 생활 수준과 소비 방식, 농업의 상업화, 가내 수공업 발전 등에서 큰 차이가 없었음을 논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