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면담서 '與 책임' 당부…"野 아무리 싫어도 같이 가야 할 동생들"
"큰 형 역할 잘해달라…밥 잘사주는 할아버지 역할 하겠다"
이인영 "제 고집 아닌 많은 사람 이해 앞세우겠다"
문의장 "경청이 협치 기본…받아들일 때 과감·담대해야"
문희상 국회의장은 10일 "여당은 여당답게 당당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국회 장기 파행 상황에서 여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취임 인사차 예방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를 접견하고 "야당 대표 시절 연설하며 '청청 여여 야야 언언'(청와대는 청와대답고, 여당은 여당답고, 야당은 야당답고, 언론은 언론다워야 한다)라고 했었다"며 "여당은 여당다워야 한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전날 이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회동에서 나 원내대표가 본인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고 농담한 것을 거론하며 "야당을 동생이라 생각하고, 시아버지·시어머니를 잘 모시는 게 여당의 역할"이라며 "뚜벅뚜벅 가되 야당을 포용해야 한다.

아무리 싫어도 같이 가야 할 동생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경청'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경청은 잘 듣는다는 '히어링'(hearing)과 잘 들어준다는 '억셉팅'(accepting) 두 가지 의미가 있다"며 "그게 중요한 협치의 기본이다.

받아들이는 측면에서도 과감하고 담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여소야대 13대 국회 당시 여당 원내총무였던 허주 김윤환 전 의원과 제1야당 원내총무였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의 협상력을 언급하며 "'케미'가 중요한데 마침 5월 전후로 (각 당 원내지도부가) 싹 바뀌니 큰형으로서 역할을 잘해달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도 있으니 역사에 남는 일을 해보라"고 덕담했다.

문 의장은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 원내대표를 향해 "프린스가 제왕에 처음 즉위한 것"이라며 "아주 외로울 때 김근태 전 의장을 잊지 말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저희가 부족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직전에 병원에 가신 것에 너무 많이 죄송하다"며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제 고집과 신념만 앞세우지 않고 많은 사람의 이해를 앞세우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내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선출 이후 문 의장 주재의 원내대표 회동을 건의, 문 의장이 "밥 잘 사주는 할아버지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