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싸움판 된 개포재건축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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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노총, 수십억 '일자리 이권' 놓고 연일 폭력 사태
두 달째 물리적 충돌 지속
근로자 출입 놓고 폭력 난무
두 달째 물리적 충돌 지속
근로자 출입 놓고 폭력 난무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건설 노조가 서울 강남 디에이치자이개포 건설현장에서 연일 충돌하고 있다. 서로 소속 근로자 채용을 요구하면서 폭력사태도 불사하고 있다. 경찰이 말리고, 건설사들이 비난 성명을 쏟아내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는 디에이치자이개포가 강남 재건축 현장 중 규모가 커 이권이 적지 않은 데다 이곳에서 기선을 잡아야 향후 강남 지역 아파트공사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에 양대 노총이 사활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오전 5시30분 디에이치자이개포아파트 현장 앞엔 민주노총 조합원 500여 명이 집결했다. 출입구를 봉쇄한 이들은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들이 현장으로 들어가 작업하는 것을 차단했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소속 조합원 4~5명이 폭행을 당하고 공사장에 들어가지 못해 공사에도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두 노총은 지난달부터 이곳에서 물리적 충돌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9일 노조원 200여 명이 소화기 등을 던지며 안전교육장 앞에서 충돌해 10여 명이 갈비뼈에 금이 가고, 얼굴에 타박상을 입었다. 지난달 22일에도 노조원 1000여 명이 대치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안전교육을 받아야 현장 근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교육장 앞에서 충돌이 일어난다”며 “고용주인 건설사가 한국노총과 맺은 근로 계약을 무시하고 민주노총이 소속 노조원만 고용할 것을 주장하며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이 건설노조 간 최대 격전장이 된 것은 수십억원대 이권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디에이치자이개포는 15개 동에 1996가구가 들어오는 대단지 아파트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한 팀을 20명으로 봤을 때 7~8개 팀이 투입돼 1년 넘게 일할 수 있는 현장”이라며 “일자리가 걸려 있는데 양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사 현장에선 팀장급 27만5000원, 기능공 21만5000원, 비기능공 16만5000원을 일당으로 받는다. 한 달에 20일을 일할 경우 매달 한 팀당 6000만~7000만원을 벌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장을 장악하면 160여 명이 고용돼 연 60억~70억원을 벌 수 있는 큰 현장이라 두 노총이 사활을 걸고 싸우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두 노총의 갈등 역시 골조 공사에서 추가 고용을 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민주노총이 독점적으로 인력을 공급하던 현장에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 40여 명이 계약을 맺자 민주노총이 현장 출입구와 안전교육장을 봉쇄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두 노총 간 육탄전이 벌어졌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디에이치자이개포 현장에 어느 비율로 일을 따내는지가 향후 다른 강남 재건축 공사 현장의 기준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일자리가 걸려 있기 때문에 수백 명의 노조원이 모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노조 간 힘겨루기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전날 “건설노조의 노조원 채용 압박이 공기업 취업청탁 비리와 같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경찰청, 국회에 제출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만류와 여론의 비판에도 건설노조는 꿈쩍하지 않는다”며 “정작 고용주인 건설사는 현장을 장악한 노조들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순신/이주현 기자 soonsin2@hankyung.com
현장에서는 디에이치자이개포가 강남 재건축 현장 중 규모가 커 이권이 적지 않은 데다 이곳에서 기선을 잡아야 향후 강남 지역 아파트공사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에 양대 노총이 사활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오전 5시30분 디에이치자이개포아파트 현장 앞엔 민주노총 조합원 500여 명이 집결했다. 출입구를 봉쇄한 이들은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들이 현장으로 들어가 작업하는 것을 차단했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소속 조합원 4~5명이 폭행을 당하고 공사장에 들어가지 못해 공사에도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두 노총은 지난달부터 이곳에서 물리적 충돌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9일 노조원 200여 명이 소화기 등을 던지며 안전교육장 앞에서 충돌해 10여 명이 갈비뼈에 금이 가고, 얼굴에 타박상을 입었다. 지난달 22일에도 노조원 1000여 명이 대치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안전교육을 받아야 현장 근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교육장 앞에서 충돌이 일어난다”며 “고용주인 건설사가 한국노총과 맺은 근로 계약을 무시하고 민주노총이 소속 노조원만 고용할 것을 주장하며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이 건설노조 간 최대 격전장이 된 것은 수십억원대 이권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디에이치자이개포는 15개 동에 1996가구가 들어오는 대단지 아파트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한 팀을 20명으로 봤을 때 7~8개 팀이 투입돼 1년 넘게 일할 수 있는 현장”이라며 “일자리가 걸려 있는데 양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사 현장에선 팀장급 27만5000원, 기능공 21만5000원, 비기능공 16만5000원을 일당으로 받는다. 한 달에 20일을 일할 경우 매달 한 팀당 6000만~7000만원을 벌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장을 장악하면 160여 명이 고용돼 연 60억~70억원을 벌 수 있는 큰 현장이라 두 노총이 사활을 걸고 싸우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두 노총의 갈등 역시 골조 공사에서 추가 고용을 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민주노총이 독점적으로 인력을 공급하던 현장에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 40여 명이 계약을 맺자 민주노총이 현장 출입구와 안전교육장을 봉쇄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두 노총 간 육탄전이 벌어졌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디에이치자이개포 현장에 어느 비율로 일을 따내는지가 향후 다른 강남 재건축 공사 현장의 기준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일자리가 걸려 있기 때문에 수백 명의 노조원이 모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노조 간 힘겨루기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전날 “건설노조의 노조원 채용 압박이 공기업 취업청탁 비리와 같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경찰청, 국회에 제출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만류와 여론의 비판에도 건설노조는 꿈쩍하지 않는다”며 “정작 고용주인 건설사는 현장을 장악한 노조들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순신/이주현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