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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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진입하면서 금융사들이 너나없이 '펫코노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보험은 물론이고 적금과 카드, 신탁에 이르기까지 '펫금융' 상품들도 풍성해졌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펫금융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12일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조8900억원으로 3년 전인 2015년(1조8000억원)보다 60.5% 성장했다. 연구소는 이 시장이 오는 2020년에는 5조8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펫코노미'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반려동물(pet)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 산업을 일컫는 말이다. 이에 금융사들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족(pet+family)'을 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펫코노미는 보험사가 가장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반려견에 한정됐던 펫보험이 반려묘로 확대되는 추세다. 보험 가입 문턱이 높고, 보장범위가 좁다는 단점도 개선해 나가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반려묘의 실질적 의료비를 평생 보장하는 '펫퍼민트 캣(Cat)보험'을 출시했다. 3년 단위 갱신을 통해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했고, 최대 만 20세까지 보장한다. 생후 91일부터 만 8세까지 믹스묘를 포함해 국내 거주하는 모든 반려묘가 가입 가능하다. 입원·수술 비용을 연간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롯데손해보험 '마이펫보험' KB손해보험의 '사회적협동조합반려동물보험'도 반려묘 가족이 가입할 수 있는 펫보험이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개의 코 모양인 비문으로 반려견을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르면 상반기에 도입하기로 했다. 스마트폰만으로 반려견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스템이 도입되면 반려견의 개체 확인이 어려운 탓에 까다로웠던 보험금 청구 절차가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펫팸족을 위한 반려동물 특화 카드들도 있다. 'KB국민 펫코노미 카드'는 반려동물 관련 업종 이용금액의 최대 30%를 할인해 준다. IBK기업은행의 '참!좋은 내사랑펫카드'는 동물병원 10% 청구할인, 반려동물 관련 업종에서 10% 청구할인을 받을 수 있다. NH농협카드의 '쏠쏠(SolSol) 카드'는 반려동물 업종에서 최대 12%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시중은행들도 펫팸족 맞이에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의 '위드펫 적금'은 반려동물 사진을 5장 이상 등록하면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제휴 동물병원, 쇼핑몰 등에서 공유하는 QR코드를 등록하거나 동물등록증을 제시하면 최고 연 2.0%의 금리를 제공한다. 반려동물의 치료비를 위해 적금을 중도 해지할 경우 약정 금리로 해지가 가능하다.

KB국민은행은 'KB펫코노미적금'을 판매 중이다. 인터파크 펫 애플리케이션에서 발급된 금리 우대 전용 쿠폰을 등록하면 0.2%포인트를 제공한다. 만기 이자(세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은 KB국민은행이 반려동물 보호를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한다.

반려동물을 위한 신탁상품도 있다. 신탁 가입 고객이 죽거나 병환 등으로 반려동물을 돌볼 수 없는 상태가 될 때를 대비해 은행에 반려동물의 양육자금을 맡기는 상품이다. 은행은 새로운 부양자에게 반려동물 보호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지급한다.

KB국민은행의 'KB 펫코노미 신탁'은 일시금을 맡기는 경우 200만원 이상, 월 적립식인 경우 1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납입 최고한도는 1000만원이다. KEB하나은행의 'PET사랑신탁'의 가입금액은 최소 1만원에서 최대 1억원이다.

전문가들은 펫코노미 시장 성장에 발맞춰 펫금융도 빠르게 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출산이나 1인 가구의 증가 등 사회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반려동물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나 은행, 보험사들은 반려동물 관련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다. 시장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