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잇따라 만나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지난 8일 방한한 비건 대표는 이날 청와대를 찾아 김 차장과 면담했다. 두 사람은 연이은 북한 무력 시위에 대한 한·미 공조 방안과 대응책 마련 등을 놓고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강 장관과 만난 비건 대표는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거듭된 무력 도발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재의 틀을 유지한 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강 장관은 “북측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남북한 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로 매우 우려된다”며 “남·북·미 간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진지한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건 대표는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하면서 “한·미 간 소통과 협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통일부는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인도주의적 차원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는 정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적 공감과 지지가 필요한 만큼 국민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비건 대표는 이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한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회의 도중 별도 회동을 통해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대응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