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일본에 형·누나 같은 존재…문화교류로 외교 갈등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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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타 료헤이 日 문화청 장관
주일한국문화원 40주년 특별전
'韓공예의 법고창신…' 개막식서
"나도 한류팬…정말 좋아해요"
주일한국문화원 40주년 특별전
'韓공예의 법고창신…' 개막식서
"나도 한류팬…정말 좋아해요"
“저 역시 한류를 너무 좋아합니다. 아니 사랑합니다.”
미야타 료헤이 일본 문화청 장관(74·사진)은 지난 9일 도쿄 신주쿠 코리아센터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등이 주도하고 있는 한류에 대해 “한마디만 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야타 장관은 한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활짝 웃으며 엄지를 치켜들기도 했다. 최근 일본 젊은이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신(新)한류 바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날 주일한국문화원이 개원 40주년을 기념해 주최한 특별기획전시 ‘2019 한국 공예의 법고창신-수묵의 독백’ 개막식에 참석했다. 일본 문화청은 문부과학성 산하 기관으로 문화재 보호를 비롯한 문화 진흥 및 국제문화교류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해 예산이 1077억엔(약 1조1587억원)에 이른다. 문화청 장관은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해당한다.
2016년부터 문화청을 이끌고 있는 그에게 주일한국문화원 개원 기준으로 한일 문화교류 40년의 성과와 의미를 물어봤다. “40년 전이라고 말씀하셨지만 (한일 문화교류는) 사실 훨씬 전부터 시작됐죠. 1000년, 500년 전에 한국 문화가 일본에 전해져 왔습니다. 오늘날 (일본) 문화의 근거, 근저에는 중국과 한국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크로드를 통해 그 큰 흐름이 생겨난 건데, 한국은 일본에 있어서 뭐라고 할까? 형, 누나 같은 그런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도쿄예술대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한 그는 일본 최고의 금속공예가로 꼽힌다. 일본 내에서는 ‘장관’이라는 호칭보다 ‘금속공예 대가’로 더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오랫동안 금속공예를 해오면서 금속도 불교를 통해 한국에서 전래된 것을 알게 됐다”며 “금속 공예 하나만 보더라도 최근 정치적으로 불편한 점들과 상관없이 양국은 과거 형제와 같은 존재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사·정치적으로 민감한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문화적 해법에 대한 질문에 미야타 장관은 인적 교류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뭐니뭐니 해도 인적 교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도 일본에도 훌륭한 사람과 좋은 물건이 있습니다. 훌륭한 사람을 만나고 좋은 물건을 써보면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보기술(IT)의 발전이든, 새로운 과학기술 혁명이든 그 근저엔 사람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문화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인적 교류를 해나간다면 민감한 문제를 넘어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번 특별기획전시에 대해 “한국적인 예술성과 정서를 한 폭의 수묵화처럼 표현했다”고 격찬했다.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디자인위크에서 먼저 선보인 이번 전시회는 흑과 백으로 갤러리 공간을 나누고 성파스님, 안상수, 박창영 등 한국 공예가 23명이 흰색과 검은색만으로 표현한 전통 공예품 75점을 대비해 보여준다.
“공예작품을 이렇게 대비해 표현한 게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예술가로서 새로운 발상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색을 섞으면 검은색이 되고, 반대로 여러 빛을 모으면 흰색이 됩니다. 마치 한·일 문화 40년 역사를 반영한 듯한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양국 관계 속에서 더 나은 문화들이 태어나길 바랍니다.”
도쿄=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미야타 료헤이 일본 문화청 장관(74·사진)은 지난 9일 도쿄 신주쿠 코리아센터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등이 주도하고 있는 한류에 대해 “한마디만 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야타 장관은 한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활짝 웃으며 엄지를 치켜들기도 했다. 최근 일본 젊은이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신(新)한류 바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날 주일한국문화원이 개원 40주년을 기념해 주최한 특별기획전시 ‘2019 한국 공예의 법고창신-수묵의 독백’ 개막식에 참석했다. 일본 문화청은 문부과학성 산하 기관으로 문화재 보호를 비롯한 문화 진흥 및 국제문화교류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해 예산이 1077억엔(약 1조1587억원)에 이른다. 문화청 장관은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해당한다.
2016년부터 문화청을 이끌고 있는 그에게 주일한국문화원 개원 기준으로 한일 문화교류 40년의 성과와 의미를 물어봤다. “40년 전이라고 말씀하셨지만 (한일 문화교류는) 사실 훨씬 전부터 시작됐죠. 1000년, 500년 전에 한국 문화가 일본에 전해져 왔습니다. 오늘날 (일본) 문화의 근거, 근저에는 중국과 한국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크로드를 통해 그 큰 흐름이 생겨난 건데, 한국은 일본에 있어서 뭐라고 할까? 형, 누나 같은 그런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도쿄예술대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한 그는 일본 최고의 금속공예가로 꼽힌다. 일본 내에서는 ‘장관’이라는 호칭보다 ‘금속공예 대가’로 더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오랫동안 금속공예를 해오면서 금속도 불교를 통해 한국에서 전래된 것을 알게 됐다”며 “금속 공예 하나만 보더라도 최근 정치적으로 불편한 점들과 상관없이 양국은 과거 형제와 같은 존재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사·정치적으로 민감한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문화적 해법에 대한 질문에 미야타 장관은 인적 교류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뭐니뭐니 해도 인적 교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도 일본에도 훌륭한 사람과 좋은 물건이 있습니다. 훌륭한 사람을 만나고 좋은 물건을 써보면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보기술(IT)의 발전이든, 새로운 과학기술 혁명이든 그 근저엔 사람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문화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인적 교류를 해나간다면 민감한 문제를 넘어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번 특별기획전시에 대해 “한국적인 예술성과 정서를 한 폭의 수묵화처럼 표현했다”고 격찬했다.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디자인위크에서 먼저 선보인 이번 전시회는 흑과 백으로 갤러리 공간을 나누고 성파스님, 안상수, 박창영 등 한국 공예가 23명이 흰색과 검은색만으로 표현한 전통 공예품 75점을 대비해 보여준다.
“공예작품을 이렇게 대비해 표현한 게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예술가로서 새로운 발상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색을 섞으면 검은색이 되고, 반대로 여러 빛을 모으면 흰색이 됩니다. 마치 한·일 문화 40년 역사를 반영한 듯한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양국 관계 속에서 더 나은 문화들이 태어나길 바랍니다.”
도쿄=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