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프랑스군 트위터
사진=프랑스군 트위터
프랑스군 특수부대가 10일(현지시간) 아프리카에서 구출한 무장세력 납치 민간인들 중 한국인 여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정부는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프랑스군 특수부대가 무장세력과 교전 끝에 이들에게 납치됐던 한국인, 프랑스인, 미국인 등 4명의 인질을 구출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한국인 인질은 여성이라는 사실 이외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신상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11일이나 12일께 이들을 프랑스로 데려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르몽드는 인질들이 아프리카 말리에 근거지를 둔 ‘카티바 마시나(Katiba Macina)’라는 이름의 극단 지하드(이슬람 성전)조직에 납치돼 억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프랑스군은 자체 정찰자산과 미국의 도움으로 이들이 인질을 억류한 곳을 특정해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인질 구출 과정에서 프랑스군 특수부대원 2명이 교전을 벌이다 순직한 사실이 확인됐다.

인질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해당 조직에 납치됐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프랑스 정부는 이번에 구출된 프랑스인 2명이 아프리카 베냉에서 휴가를 보내다 베냉의 펜드자리 국립공원에서 지난 1일 실종됐던 사실을 발표했다. 당시 이들은 저녁에 묵기로 한 숙소에 도착하지 않았고, 이들을 안내했던 여행가이드의 시신은 며칠 뒤 펜드자리 국립공원에서 심하게 훼손된 채 발견됐다.

프랑스군은 이번 작전을 진행하기에 앞서 한국인이 인질로 잡혀 있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르몽드는 소식통을 인용해 프랑스군이 작전 도중 자국인 2명 외에 한국인 1명과 미국인 1명이 인질로 잡힌 사실을 알고서 놀랐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현재 프랑스군이 보호 중인 한국인의 신원과 건강상태 등을 확인 중이다. 외교부는 “구출된 인질 중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현재 프랑스군이 부르키나파소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측은 “프랑스 당국을 상대로 해당 여성의 신원과 건강상태 등을 확인하고 있으며 한국인으로 확인되면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