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50%대 후반에 그쳐…경제난·부패에 대한 실망감 반영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지난 8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ANC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가 폐지된 1994년 이후 총선에서 최저 득표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총선 투표의 95%를 개표한 결과, ANC가 57.73%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과 남아공 매체 '뉴스24' 등이 보도했다.

AFP는 남은 개표 결과와 상관없이 ANC의 득표율이 50%를 넘기 때문에 의회에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ANC에 이어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이 20.65%, 좌파 성향 정당 경제자유전사(EFF)가 10.51%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남아공에서는 유권자가 정당에 투표하고 그 득표율에 따라 정당별 의석수가 정해지며 국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한다.

이에 따라 ANC가 의회 다수당으로 재집권하고 ANC를 이끄는 시릴 라마포사(66) 대통령도 연임할 전망이다.

남아공 민주화의 아버지인 넬슨 만델라가 몸담았던 ANC는 25년 동안 장기집권 중이다.

이번에도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득표율이 저조하면서 국정 운영의 동력이 약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994년 이후 실시된 총선에서 ANC의 득표율은 매번 60%를 넘겼고 이번에는 50%대 후반에 그칠 것으로 점쳐진다.

ANC는 만델라가 첫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된 1994년 62.7%를 득표한 이후 1999년 66.4%, 2004년 69.7%, 2009년 65.9%를 기록했고 2014년 득표율은 62.2%다.
남아공 집권당 ANC, 총선 승리…득표율은 1994년 이후 최저 수준
작년 2월 부패 스캔들에 휩싸인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이 사퇴한 뒤 라마포사 대통령이 정권을 이어받았지만, 경제난에 따른 높은 실업률과 부정부패 등으로 국민의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낮은 투표율도 집권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약해진 상황을 보여준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약 65%로 잠정집계돼 2014년(73%)보다 8% 포인트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공 국민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AP통신에 따르면 30세 미만 유권자 약 600만명이 선거인 등록을 하지 않고 투표를 포기했다.
남아공 집권당 ANC, 총선 승리…득표율은 1994년 이후 최저 수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