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장인 향해 던진 조명하의 단도 91년만에 모습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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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의거 91주년 앞두고 대만도서관 수장고서 사진 찾아
학계 "조 의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 될 것으로 기대" 1928년 5월 14일 대만 타이중(台中)에서 히로히토(裕仁) 당시 일왕의 장인이자 군부 실력자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久邇宮邦彦) 육군 대장 척살에 나서 일제를 충격에 빠뜨렸던 조명하 의사(1905∼1928년)가 의거 때 손에 쥐었던 단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발견됐다.
'타이중 의거'의 상징물인 단도의 모습은 의거 후 91년간 그 모습이 알려진 적이 없었다.
학계에서는 이번에 발견된 단도 사진이 조 의사 연구와 선양 사업에 큰 도움이 되는 사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타이베이에 있는 국립대만도서관 측의 협조를 얻어 12일 이 도서관 내 일반인 통제 구역인 근대 도서 수장고에서 들어가 조 의사의 단도 사진이 수록된 책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구니노미야 전하 조난(遭難) 사건의 진상'(久邇宮殿下御遭難の眞相)이라는 제목의 이 일본어 서적은 1928년 당시 대만을 지배했던 일본 식민 당국이 펴낸 것으로서 조 의사 의거의 경위와 사회적 영향 등을 내부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 책에는 1928년 의거 당시 대만과 일본, 한국 등지의 신문 매체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조 의사의 단도의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사진은 당시 대만 내 일본 수사 기관의 증거 자료의 일부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의 조 의사 관련 신문 기사나 판결문 등 공개 기록에는 조 의사가 단도로 거사에 나섰다는 점이 나타나 있지만 정작 이 단도의 모습은 외부에 알려진 적이 없었다.
일본 식민 당국의 인식을 반영해 '사용한 흉기'라는 설명이 붙은 사진 속 단도는 길이가 한 뼘 정도의 짧은 칼이었다.
조 의사가 일본 군경의 삼엄한 감시를 피해 칼을 몰래 갖고 있기 위해 작은 단도를 거사에 쓸 무기로 택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에는 또 '범행 현장'이라는 설명과 함께 조 의사 의거 직후 타이중 현장 사진도 함께 담겨 있었다. 정라이창(鄭來長) 국립대만도서관장은 "우리 도서관은 대만에서 일제 시기 자료를 가장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당시 일본 측 자료를 볼 때는 일본 식민 당국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사는 1928년 품에 숨기고 있던 단도를 꺼내 들고 차에 탑승한 채 타이중시 중심 도로를 지나던 구니노미야를 덮쳤다.
조 의사는 독을 바른 단도로 일격을 가하려 했지만 구니노미야의 곁을 지키던 경호관에게 가로막혔다.
놀란 운전기사가 가속 페달을 밟아 차량이 멀어지자 조 의사는 손에 쥔 단도를 구니노미야를 향해 던졌다.
날아간 단도는 구니노미야의 상체를 스쳐 지났다.
구니노미야는 찰과상을 입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듯했지만 이로부터 8개월 만인 이듬해 1월 복막염으로 사망하게 된다 '친왕(親王) 전하'로 불리던 구니노미야는 일본이 신성시하던 이른바 '황족'의 일원으로 당시 일왕의 장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군부와 정계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는 실력자였다는 점에서 조 의사의 '타이중 의거'는 일제에 큰 충격을 안겼다.
'타이중 의거' 여파로 대만 총독이 경질되는 사태로까지 이어진 것은 한국의 의열 투쟁 사상 전례가 없는 결과이기도 했다.
이번에 새로 모습이 확인된 단도는 조 의사 의거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조 의사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주 무대가 아닌 대만에서 순수한 단독 거사에 나섰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 확인된 사료가 전무하다시피 했다.
대중이 그를 기억할 매개물인 사료가 없다는 점은 그가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조명을 받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조명하 의사 연구회의 김상호 대만 슈핑(修平)과기대 교수는 "조 의사가 쓴 칼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지금껏 학계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중요한 사료"라며 "향후 조 의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의사의 장손인 조경환씨는 "할아버지가 쓰신 단도 사진을 보고 정말로 놀랐다"며 "그간 할아버지께서 독검을 이용해 거사에 나셨다고 말만 들어 알고 있었지만 실물 사진이 나타난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
학계 "조 의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 될 것으로 기대" 1928년 5월 14일 대만 타이중(台中)에서 히로히토(裕仁) 당시 일왕의 장인이자 군부 실력자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久邇宮邦彦) 육군 대장 척살에 나서 일제를 충격에 빠뜨렸던 조명하 의사(1905∼1928년)가 의거 때 손에 쥐었던 단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발견됐다.
'타이중 의거'의 상징물인 단도의 모습은 의거 후 91년간 그 모습이 알려진 적이 없었다.
학계에서는 이번에 발견된 단도 사진이 조 의사 연구와 선양 사업에 큰 도움이 되는 사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타이베이에 있는 국립대만도서관 측의 협조를 얻어 12일 이 도서관 내 일반인 통제 구역인 근대 도서 수장고에서 들어가 조 의사의 단도 사진이 수록된 책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구니노미야 전하 조난(遭難) 사건의 진상'(久邇宮殿下御遭難の眞相)이라는 제목의 이 일본어 서적은 1928년 당시 대만을 지배했던 일본 식민 당국이 펴낸 것으로서 조 의사 의거의 경위와 사회적 영향 등을 내부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 책에는 1928년 의거 당시 대만과 일본, 한국 등지의 신문 매체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조 의사의 단도의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사진은 당시 대만 내 일본 수사 기관의 증거 자료의 일부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의 조 의사 관련 신문 기사나 판결문 등 공개 기록에는 조 의사가 단도로 거사에 나섰다는 점이 나타나 있지만 정작 이 단도의 모습은 외부에 알려진 적이 없었다.
일본 식민 당국의 인식을 반영해 '사용한 흉기'라는 설명이 붙은 사진 속 단도는 길이가 한 뼘 정도의 짧은 칼이었다.
조 의사가 일본 군경의 삼엄한 감시를 피해 칼을 몰래 갖고 있기 위해 작은 단도를 거사에 쓸 무기로 택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에는 또 '범행 현장'이라는 설명과 함께 조 의사 의거 직후 타이중 현장 사진도 함께 담겨 있었다. 정라이창(鄭來長) 국립대만도서관장은 "우리 도서관은 대만에서 일제 시기 자료를 가장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당시 일본 측 자료를 볼 때는 일본 식민 당국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사는 1928년 품에 숨기고 있던 단도를 꺼내 들고 차에 탑승한 채 타이중시 중심 도로를 지나던 구니노미야를 덮쳤다.
조 의사는 독을 바른 단도로 일격을 가하려 했지만 구니노미야의 곁을 지키던 경호관에게 가로막혔다.
놀란 운전기사가 가속 페달을 밟아 차량이 멀어지자 조 의사는 손에 쥔 단도를 구니노미야를 향해 던졌다.
날아간 단도는 구니노미야의 상체를 스쳐 지났다.
구니노미야는 찰과상을 입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듯했지만 이로부터 8개월 만인 이듬해 1월 복막염으로 사망하게 된다 '친왕(親王) 전하'로 불리던 구니노미야는 일본이 신성시하던 이른바 '황족'의 일원으로 당시 일왕의 장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군부와 정계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는 실력자였다는 점에서 조 의사의 '타이중 의거'는 일제에 큰 충격을 안겼다.
'타이중 의거' 여파로 대만 총독이 경질되는 사태로까지 이어진 것은 한국의 의열 투쟁 사상 전례가 없는 결과이기도 했다.
이번에 새로 모습이 확인된 단도는 조 의사 의거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조 의사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주 무대가 아닌 대만에서 순수한 단독 거사에 나섰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 확인된 사료가 전무하다시피 했다.
대중이 그를 기억할 매개물인 사료가 없다는 점은 그가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조명을 받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조명하 의사 연구회의 김상호 대만 슈핑(修平)과기대 교수는 "조 의사가 쓴 칼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지금껏 학계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중요한 사료"라며 "향후 조 의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의사의 장손인 조경환씨는 "할아버지가 쓰신 단도 사진을 보고 정말로 놀랐다"며 "그간 할아버지께서 독검을 이용해 거사에 나셨다고 말만 들어 알고 있었지만 실물 사진이 나타난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