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EU 무역갈등도 구체화 조짐…양측 협상력 강화 차원"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갈등 이슈도 조만간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2일 공개한 '해외경제 포커스' 보고서에서 주요국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며 "최근 들어 미국과 EU 사이에 추가관세 부과를 둘러싼 무역갈등이 점차 구체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미 무역대표부가 EU의 에어버스 보조금 지급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8일 추가관세 예비품목을 발표하자 EU 집행위원회가 이에 대응해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고 대상 품목을 공개한 게 대표적 사례라고 한은은 소개했다.

EU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와 관련해 미국이 이달 중순 관세부과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는 점도 전운을 감돌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이런 양측의 행보에 대해 "무역협상을 염두에 둔 협상력 강화 차원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로 인해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양자 간 갈등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3.2%(연율 기준)를 보인 것과 관련해 "일시적 특이요인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올해 들어 재개돼 수출이 증가했고, 무역분쟁 격화를 우려한 미국 기업들이 작년 하반기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기저효과로 1분기 수입은 감소한 영향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향후 미국 경제는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서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1분기 부진했던 소비, 투자 등 내수 부문이 노동시장 호조, 경제 심리 개선을 바탕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