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 실수, 설비 오작동 등 문제점 드러나…점검 중 화재도 잇따라
"오랜 점검에도 문제 여전…비전문 인력 문제 등 해결책 필요"
점검 마치고 가동 준비 중 멈추는 한빛원전…점검 부실했나
한빛원전이 정기 점검을 마치고 가동을 준비하던 중 문제가 발생해 멈춰서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점검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본부(이하 한빛원전)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0시 31분께 한빛 1호기 증기발생기에서 고수위 현상이 나타났다.

이어 주 급수펌프에서 정지 신호가 발생했고 곧바로 보조급수펌프가 작동했다.

원전 측은 문제가 발생하자 원자로를 수동으로 정지시켰다.

재가동 승인 하루 만에 가동이 멈춘 것이다.

원전 측은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간 한빛 1호기를 정기 점검하고 지난 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재가동을 위한 시험 중이었다.

당초 이날 오전 다시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원인 조사, 안전 점검 등을 거치면 상당 기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에는 한빛 2호기가 7개월간 정기 점검을 끝내고 가동을 준비하던 중 이틀 만에 갑자기 멈춰섰다.

가동하려고 출력을 높이던 중에 증기발생기 수위가 낮아지면서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했다.

조사 결과 사고는 운전원이 증기발생기 수위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가동 중 주 변압기에서 이상 신호가 발생해 발전이 정지한 한빛 5호기는 정기 점검을 하다가 장비를 부실하게 설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사고는 외부 송전선로에 낙뢰가 떨어져 순간적으로 송전탑을 통해 대지로 흐르는 지락전류 영향으로 주 변압기에서 보호 신호가 작동하면서 일어났다.

지난해 9∼11월 점검 과정에서 신규 설치한 주 변압기 보호 배전반의 내부 회로가 설계와 다르게 잘못 설치됐는데, 이 부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밝혀졌다.

점검 중 화재도 잇따랐다.

지난 3월 한빛 1호기 격납건물 내 증기발생기와 원자로 냉각재 펌프 사이에 설치된 배관 보온재에서 불이 나 10분 만에 자체 진압했다.

원인은 원자로 냉각재 펌프에서 윤활유가 새 나와 보온재로 유입됐다가 냉각재를 가열하는 과정에서 불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온재로 윤활유가 흘러든 사실도 모른 채 점검을 하다가 화재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점검하던 한빛 3호기 격납건물 내 전기 콘센트에서 접촉 불량 또는 과부하로 불꽃이 발생해 자체 진화했다.

한빛원전 민간환경·안전감시센터 관계자는 "원전 안전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 예전보다 2∼3배 점검 기간이 늘어났는데도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전문화되지 않은 정비 인력 문제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