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편제마을 국악 거리축제’에서 사물놀이 연주자들이 신명나는 공연을 펼쳐보이고 있다.
지난해 ‘동편제마을 국악 거리축제’에서 사물놀이 연주자들이 신명나는 공연을 펼쳐보이고 있다.
국악의 본고장인 전북 남원에서 명인명창과 젊은 음악인들이 소리의 향연을 펼친다. 오는 24~26일 남원 비전마을과 전촌마을 일대에서 열리는 ‘동편제마을 국악 거리축제’에서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그램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 일환인 이 축제는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지난해까지 1만1000여 명이 축제를 찾을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내 마음 신명나게’. 흥겨운 우리 소리와 연주를 통해 관객을 ‘힐링’으로 이끌 명인명창과 ‘월드국악’으로 해외에 한국 음악을 알리는 음악인이 참여해 세대를 넘어선 어우리짐의 무대를 선보인다.

첫날인 24일 열리는 소리열전이 대표적이다. 동편제의 대표주자 전인삼과 채수정,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부문을 수상한 ‘두번째달’과 국악인 김준수의 합동 무대가 펼쳐진다. 1회 때부터 ‘예술거장’을 맡아 축제를 이끌고 있는 안숙선 명창은 26일 소리열전 무대에 오른다. 이날 공연에선 해외 메이저레이블인 ACT와 아시아 밴드 최초로 음반제작을 계약해 화제를 모은 블랙스트링, 레게와 판소리의 만남으로 새로운 음악세계를 만들어낸 ‘노선택과 소울소스 meets 김율희’도 만나볼 수 있다.

행사 기간 매일 오후 4시부터 열리는 ‘한낮의 정자마루 콘서트’에서는 임방울국악제 대통령상을 받은 남도 명창 김연옥과 KBS ‘불후의 명곡’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악의 경계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은 이봉근의 공연을 선보인다. 국립창극단의 ‘젊은 프리마돈나’ 이소연과 모던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 네덜란드 클래시컬 넥스트 아트맥스와 폴란드 워맥스 월드뮤직마켓의 쇼케이스 뮤지션으로 선정된 피리연주자 박지하, KBS국악대상 단체 연주상을 받은 노름마치의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축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국악계 신구 세대를 아울러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며 “마을에 오는 관객들이 좀 더 만족할 수 있도록 공간디자인과 편의시설에도 신경 썼다”고 말했다.

공연 외에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송흥록 생가, 황산대첩비지, 국악의성지 박물관 등 마을에 문화재와 전시시설이 있어 공연 예술과 역사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권오규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생활 속에서 국악을 향유하고 지역문화 진흥에도 기여하고자 만든 프로그램”이라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고 자연과 함께 국악의 멋과 향기를 마음껏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단은 축제 기간 서울에서 남원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매일 오전 8시 서울 종합운동장역에서 출발하며 오후 9시 남원 축제장에서 서울로 돌아온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