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재정난이 '엄살'?…"허리띠 졸라매기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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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100곳 "적립금 헐어 충당"
8월 강사법 시행 땐 부담 더 증가
8월 강사법 시행 땐 부담 더 증가
대학들의 재정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교육부는 “엄살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언론인 간담회 자리에서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과 관련해 “대학들이 정말로 사정이 어려운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돈이 없어서 망한 대학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대학들의 재정난은 그러나 각종 지표를 통해서 확인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분석에 따르면 국내 대학은 자체 수입의 70%가량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2018년 국내 대학의 등록금 수준(실질금액 기준)은 2011년 대비 국·공립대가 16.1%, 사립대가 11.8% 낮아졌다. 국가 지원이 적은 사립대는 전체 153개 대학 중 100개 대학(2017년 기준)이 적립금을 헐어 운영비용으로 충당했다. 한 서울 사립대 관계자는 “기부금을 기반으로 조성되는 적립금은 대개 사용처가 지정돼 있는데, 기부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부를 경상 경비로 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내 전체 사립대의 누적적립금 규모는 2014년 8조1968억원을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2017년에는 7조956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대학들은 교직원 인건비 등과 같은 불가피한 항목을 제외하고는 지출 규모를 줄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학생지원비, 실험실습비, 도서구입비 등 교육여건 관련 투자다. 국내 사립대의 교육여건 관련 투자 규모는 2011년 1조7680억원이었지만 2017년에는 1조6185억원으로 6년 새 8.5% 감소했다.
대학들은 이 같은 ‘허리띠 졸라매기’로 버티는 것도 한계에 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교협 분석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교육부가 강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도입한 ‘강사법’이 시행되면 대학의 비용 부담은 연간 2965억원 증가한다. 학령인구는 앞으로 더 가파른 속도로 줄어들 전망이어서 대학의 등록금 수입은 더욱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다. 한 사립대 기획처 관계자는 “지난 8년간 교직원 임금을 동결했고, 보직교수들의 비서도 없애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 왔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에는 평범한 인재를 길러내는 고만고만한 대학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대학들의 재정난은 그러나 각종 지표를 통해서 확인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분석에 따르면 국내 대학은 자체 수입의 70%가량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2018년 국내 대학의 등록금 수준(실질금액 기준)은 2011년 대비 국·공립대가 16.1%, 사립대가 11.8% 낮아졌다. 국가 지원이 적은 사립대는 전체 153개 대학 중 100개 대학(2017년 기준)이 적립금을 헐어 운영비용으로 충당했다. 한 서울 사립대 관계자는 “기부금을 기반으로 조성되는 적립금은 대개 사용처가 지정돼 있는데, 기부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부를 경상 경비로 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내 전체 사립대의 누적적립금 규모는 2014년 8조1968억원을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2017년에는 7조956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대학들은 교직원 인건비 등과 같은 불가피한 항목을 제외하고는 지출 규모를 줄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학생지원비, 실험실습비, 도서구입비 등 교육여건 관련 투자다. 국내 사립대의 교육여건 관련 투자 규모는 2011년 1조7680억원이었지만 2017년에는 1조6185억원으로 6년 새 8.5% 감소했다.
대학들은 이 같은 ‘허리띠 졸라매기’로 버티는 것도 한계에 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교협 분석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교육부가 강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도입한 ‘강사법’이 시행되면 대학의 비용 부담은 연간 2965억원 증가한다. 학령인구는 앞으로 더 가파른 속도로 줄어들 전망이어서 대학의 등록금 수입은 더욱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다. 한 사립대 기획처 관계자는 “지난 8년간 교직원 임금을 동결했고, 보직교수들의 비서도 없애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 왔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에는 평범한 인재를 길러내는 고만고만한 대학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