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문화사의 《대망》(왼쪽)과 솔출판사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동서문화사의 《대망》(왼쪽)과 솔출판사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일본 베스트셀러 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무단 번역해 출간한 혐의로 기소된 출판사 동서문화동판(옛 동서문화사)이 민사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이동욱)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정식 계약사인 솔출판사 대표가 동서문화동판과 그 대표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일본 센고쿠(전국) 시대 무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대하소설로 단행본 기준 1억 부 이상이 팔린 일본의 베스트셀러다.

동서문화동판은 1975년 4월부터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번역해 《대망》이란 제목의 책으로 판매했다. 그러나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지식재산권협정 발표에 따라 국내 저작권법이 개정돼 해당 저작물을 국내에서 출판하려면 원저작자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 법에 따라 솔출판사가 일본의 원출판사와 정식 계약을 맺고 2000년 새로운 번역본을 출간했다. 그로부터 5년 뒤 동서문화동판이 1975년 판 《대망》을 일부 수정해 재출간하자 솔출판사는 동서문화동판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동서문화동판은 “2005년 판은 1975년 판의 단순 오역이나 표기법, 맞춤법을 바로잡은 것에 불과해 새로운 저작물이 아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