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스무살인 최혜진은 표정만 보면 베테랑급이다.
버디를 잡아도, 보기를 적어내도 표정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벌써 6번이나 KLPGA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지만, 우승의 기쁨이나 감격을 표나게 드러낸 적도 거의 없다.
최혜진은 "원래 성격이 그렇다"고 말했다.
감정을 겉으로 표현하는데 서툴다는 얘기다.
이날 우승 세리머니도 밋밋했다.
챔피언 퍼트를 넣은 뒤 갤러리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두팔을 한번 들어 올렸을 뿐이다.
최혜진은 "챔피언 퍼트를 앞두고 (역동적인) 세리머니를 한번 해볼까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딱히 떠오르는 동작도 없고 영 어색해서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혜진은 그러나 "(멋진) 우승 세리머니를 연구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최혜진은 이번 시즌에 일찌감치 2승 고지에 오른 데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작년보다 더 많은 우승"을 목표로 내걸고 이번 시즌을 시작한 최혜진은 "지난 시즌에 2승을 했지만 사실은 2018년 우승은 한번"이라면서 "2승을 했다는 건 작년보다 더 많은 우승을 하겠다는 목표를 1차 달성한 셈"이라고 밝혔다.
최혜진의 지난 시즌 2승 가운데 1승은 2017년 12월에 앞당겨 치른 KLPGA투어 2018년 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이다.
"1차 목표는 달성했으니 더 많은 우승을 향해 뛰겠다"는 최혜진은 "우승하고 싶은 대회 우선순위는 후원사 롯데가 주최하는 대회"라고 못을 박았다.
다음 달 열리는 롯데칸타타여자오픈을 정조준한 셈이다.
최혜진은 "추억이 많은 한국여자오픈이 그다음으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여자오픈은 국가대표 시절 5번이나 나와 최혜진이 가장 자주 출전했던 프로 대회다.
아마추어 마지막 출전과 프로 첫 출전에서 모두 톱10에 입상했다.
최혜진은 올해 일찌감치 2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을 퍼트 실력 향상을 꼽았다.
시즌 초반에만 해도 퍼트에 자신이 없었던 최혜진은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을 계기로 퍼트에 눈을 떴다.
기술적인 변화는 크지 않지만 "확신 없이 하던 퍼트였는데 확신을 갖고 자신 있게, 루틴에 집중했더니 퍼트가 나아졌다"고 최혜진은 설명했다.
"샷이 흔들릴 때도 스코어를 지키는 경기 운영을 하는 게 앞으로 과제"라고 소개한 최혜진은 '미국으로 건너간 이정은처럼 KLPGA투어를 석권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언니가 너무 많은 걸 이뤄서 그만큼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최대한 따라가려고 노력하겠다"고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