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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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13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문빠', '달창' 등의 펴현을 쓴 것에 대해 "최악의 여성혐오 비하"라고 밝혔다.

민주당 여성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혜련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성명문을 내고 "저급한 비속어를 사용해 국민에게 모욕감을 준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어 "나 원내대표는 입에 담지도 못할 수준의 역대급 막말을 하고서도 논란이 일자 용어의 구체적인 뜻을 모르고 무심코 사용했다고 해명하며 국민과 여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는 무례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공동성명 발표하는 백혜련 의원 (사진=연합뉴스)
공동성명 발표하는 백혜련 의원 (사진=연합뉴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문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을 언급하며 "KBS 기자가 (독재에 대해) 물어봤더니 '문빠', '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당하는 거 아시죠"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나 원내대표는 3시간30분만에 입장문을 내고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2일 “법관 출신인 나 원내대표가 달창이라는 생경한 단어를 의미도 유래도 모르고 썼다는 말을 믿을 수 있나. 모르고 썼다면 사리 분별력이 없는 것이고, 모른 채 한 것이면 교활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종합] 나경원 '문빠·달창' 발언에 민주당 여성의원들 발끈 "최악 여혐"
손혜원 무소속 의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표현의 의미와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썼다? 모르고 쓴 게 더 한심한 일인 걸 아직도 모르시네”라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이 분, 이제 두려운 게 없는 것 같다”며 “인내하면서 오늘 같은 헛발질을 모아가고 있다. 세상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보다 앞서 이 표현을 쓴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닳아빠진 구두 밑창을 뜻하는 표준어다"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 전 의원은 10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문 대통령의 대담프로그램을 진행한 송현정 KBS 기자를 칭찬하면서 '달창'이라는 표현을 썼다.

전 전 의원은 송 기자가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질문 태도 논란으로 지적을 받자 "지금 SNS에서는 좌파들이 난리를 치고 있다. 오늘 문빠, 달창들이 제일 뿜었던 것은 '좌파독재'라는 대목이었다. 그럼 '좌파독재'가 아니라 '문빠독재'라는 거냐?"라고 글을 썼다.

전 전 의원은 "남들이 '달창' 표현을 썼다고 해서 가짜뉴스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쓰셨네요"라고 지적하자 "달창은 닳아빠진 구두 밑창이라는 뜻의 표준어다"라고 반박했다.
전여옥 전 의원
전여옥 전 의원
이어 "여성인권 생각한다는 분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에게 '창X'라는 표현을 쓰다니"라고 말하자 "달창은 그 뜻이 아니다. 닳아빠진 구두 밑창은 과거 쓸모없는 이념에 매몰된 이들을 말한다. 님이야 말로 수준낮게 비하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1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대담을 언급하며 "방송사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을 후끈 달군 '달창' 논란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도 가세했다.

홍 전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무심결에 내뱉은 달창이라는 말이 보수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면서 "뜻을 모르고 사용했다면 더욱 큰 문제일 수 있고, 뜻을 알고도 사용했다면 극히 부적절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문빠·달창' 발언 사과…
나경원, '문빠·달창' 발언 사과…"정확한 의미 몰랐다"(사진=연합뉴스)
‘문빠’는 ‘문재인 빠순이·빠돌이’,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줄임말로 일부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특히 ‘달빛창녀단’은 ‘달빛기사단’이라 불리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하기 위해 일간베스트 회원 등 극우 성향 누리꾼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말이다. ‘달빛기사단’은 문 대통령의 성인 ‘문’을 영어로 달을 뜻하는 ‘문·moon’으로 칭해 붙인 이름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