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4' 광풍에도 선방한 '나의 특별한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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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13일 만에 130만 명 돌파
틈새공략으로 손익분기점 넘겨
지체장애 형제 감동·웃음 선사
틈새공략으로 손익분기점 넘겨
지체장애 형제 감동·웃음 선사
할리우드 대작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의 흥행 광풍 속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등 선전하고 있다.
영화마케팅사 딜라이트는 13일 ‘나의 특별한 형제’가 개봉 13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관객수 13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어벤져스4의 위세가 등등하던 지난 1일 개봉해 고전이 예상됐다. ‘역대 최악의 대진운’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대규모 물량을 쏟아부은 액션 어드벤처물인 어벤져스4와 차별화한 휴먼 스토리로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꾸준히 관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이 영화는 어릴 때 겪은 사고로 몸을 쓸 수 없는 지체장애인 세하(신하균 분)와 다섯 살 아이의 지능에서 멈춘 지적장애인 동구(이광수 분)가 서로 도움을 주며 20여 년간 한몸처럼 살아오다가 보호자였던 신부가 숨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관객들은 인터넷에 ‘감동과 재미 둘 다 잡은 수작’ ‘무방비 상태로 들어갔다 옷 다 젖어서 나왔다’ ‘마음이 먹먹하네요’ ‘올해 본 영화 중에 제일 감동적’ 등 찬사를 쏟아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고아, 장애 등 신파적인 요소를 자극적이지 않고 세련되게 가족 이야기로 풀어냈다”며 “1000만 명을 넘은 ‘7번방의 선물’과는 정반대로 접근한 것이 사실적이고 진심어린 느낌으로 다가왔다”고 분석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장애인 이야기의 기본 공식을 깼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화학작용으로 성장해가는 스토리는 많았지만, 장애인끼리의 이야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세하와 동구의 에피소드를 밝고 유쾌하게 그려내 관객이 거부감 없이 즐기도록 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육상효 감독은 “모든 사람은 장애가 있든 없든, 약점을 지녔다는 점에서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보다 약점을 지닌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더불어 사는 모습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실의에 빠진 사람들이 위로받고 힘을 얻어 극장 문을 나선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제작한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약자들이 서로 돕고 연대하는 모습이 관객을 위로해준 것”이라며 “‘가정의 달’ 5월에 어울리는 영화”라고 말했다.
회사원 이정희 씨는 “피보다 진한 두 사람의 결합을 보면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두 배우의 열연에 흠뻑 빠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하균과 이광수의 연기가 그만큼 빼어났다는 얘기다. 신하균은 목 아래로 움직일 수 없는 지체장애인이란 설정 때문에 말과 얼굴 표정만으로 다채로운 감정을 재미있게 전달했다. 코믹한 이미지의 이광수는 동구를 어둡지 않으면서도 과장되지 않게 표현했다. 두 배우의 절제된 연기가 극의 사실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이 영화는 어릴 때 겪은 사고로 몸을 쓸 수 없는 지체장애인 세하(신하균 분)와 다섯 살 아이의 지능에서 멈춘 지적장애인 동구(이광수 분)가 서로 도움을 주며 20여 년간 한몸처럼 살아오다가 보호자였던 신부가 숨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관객들은 인터넷에 ‘감동과 재미 둘 다 잡은 수작’ ‘무방비 상태로 들어갔다 옷 다 젖어서 나왔다’ ‘마음이 먹먹하네요’ ‘올해 본 영화 중에 제일 감동적’ 등 찬사를 쏟아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고아, 장애 등 신파적인 요소를 자극적이지 않고 세련되게 가족 이야기로 풀어냈다”며 “1000만 명을 넘은 ‘7번방의 선물’과는 정반대로 접근한 것이 사실적이고 진심어린 느낌으로 다가왔다”고 분석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장애인 이야기의 기본 공식을 깼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화학작용으로 성장해가는 스토리는 많았지만, 장애인끼리의 이야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세하와 동구의 에피소드를 밝고 유쾌하게 그려내 관객이 거부감 없이 즐기도록 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육상효 감독은 “모든 사람은 장애가 있든 없든, 약점을 지녔다는 점에서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보다 약점을 지닌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더불어 사는 모습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실의에 빠진 사람들이 위로받고 힘을 얻어 극장 문을 나선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제작한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약자들이 서로 돕고 연대하는 모습이 관객을 위로해준 것”이라며 “‘가정의 달’ 5월에 어울리는 영화”라고 말했다.
회사원 이정희 씨는 “피보다 진한 두 사람의 결합을 보면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두 배우의 열연에 흠뻑 빠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하균과 이광수의 연기가 그만큼 빼어났다는 얘기다. 신하균은 목 아래로 움직일 수 없는 지체장애인이란 설정 때문에 말과 얼굴 표정만으로 다채로운 감정을 재미있게 전달했다. 코믹한 이미지의 이광수는 동구를 어둡지 않으면서도 과장되지 않게 표현했다. 두 배우의 절제된 연기가 극의 사실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