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3당만 참여' 여야정 협의체에 열린 자세로…"좀 더 논의"

이인영 "교섭단체 중심 협의체 고민…안된다 하면 더꼬여"
민주-한국 원내수석부대표, 내일 오전 국회 정상화 실무 협상 예정
국회 정상화 위해 한국당 요구 수용시 평화·정의 강력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여야정 상설협의체에 교섭단체 3당만 참여해야 한다'는 자유한국당의 요구를 바탕으로 한 협상 카드에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

'여야 5당 참여'가 원칙이긴 하지만 파행을 거듭하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제1야당인 한국당의 요구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는 기류 변화가 당내에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상설협의체 재가동 카드가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이끌어 꽉 막힌 교착 정국을 해결할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정 협의체 재가동 등 현안을 논의했다.

당은 일단 여야정 협의체 문제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지 않은 채 논의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도 빨리해야 하니 국회 정상화를 위해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 여야 협상을 잘하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여야정 협의체 문제는 좀 더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협의체 참여 범위에서 한국당에 조금 양보하자는 의견도 있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이 그동안 '여야 5당의 협의 정신을 훼손할 수 없다'며 한국당 요구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한결 누그러진 반응으로 한국당 요구를 대승적으로 받아들여 협상 시도를 할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 여야정 협의체가 5개 당으로 출발했는데, 출발 당시와 다르게 지금 원내 교섭단체 중심으로 가자는 견해가 제기돼 조금 고민스럽다"며 "두 주장이 병립하거나 통합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국정 운영은 모든 정당이 참여하고, 원내 운영은 교섭단체 중심으로 하자는 문제의식인데, 조금 같이 고민해보자"며 "그거 안 된다 얘기하면 (정국이) 더 꼬이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한국당의 요구에 민주당의 일부 절충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국회 정상화 논의를 위한 한국당과의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일단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14일 오전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를 만나 국회 정상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야정 협의체 재가동 문제에서 한국당의 요구를 우리가 수용하면 한국당은 국회 복귀와 추경 처리 등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여야정 협의체 주체인 청와대와의 의견 조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여야정 협의체에 5당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민주당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체는 지난해 11월 5일 첫 회의를 했다.

당시 분기마다 1회 회의를 하기로 합의했으나 첫 회의 이후 여야정 협의체가 열린 적은 없다.

최근 문 대통령의 여야 대표 회담 제안과 함께 여야정 협의체가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틀 카드로 떠올랐으나 한국당이 교섭단체 3당만 참여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재가동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당이 일단 여야정 협의체를 교섭단체만 참여하는 카드로 협상에 나서고 실제로 현실화하면 비교섭단체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강력한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교섭단체 3당만으로 협의체가 꾸려진다면 평화당과 정의당의 양해를 미리 구하는 작업이 있을 것"이라며 "3당 협의체에서 논의하고 최종적인 사안은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확정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