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대표 아들 집안에 몰카 설치 - 적발되자
제약회사 대표 아들 집안에 몰카 설치 - 적발되자 "내 취미" (사진 JTBC 뉴스)
한 중견 제약회사 대표의 아들이 집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10년간 자신의 집을 방문한 여성들을 은밀하게 불법 촬영하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던 이모(34)씨를 이달 10일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변기나 전등, 시계 등 자신의 집 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방문한 여성들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씨의 노트북과 휴대전화, 카메라 등 통신장비를 압수수색 한 경찰은 이씨가 지난 10년간 최소 30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이 압수한 이 씨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는 불법 영상과 사진이 수백 개 넘게 나왔으며 확인된 피해자만 30여 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앞서 화장실 변기 옆에서 몰래카메라를 발견한 여성의 항의하자 이씨는 "혼자 자취하면서 취미생활 같은 거다. 주변 사람들도 다 그런 거 찍는다"라고 황당한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촬영물을 외부로 유포했는지 확인했지만 이씨가 불법 촬영물을 외부로 유포하거나 유통한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삐뚤어지고 왜곡된 성적 욕망이 통제되지 않고 범죄로 나타난 것이다"라면서 "10년 동안 계속해서 몰카로 촬영하고 가장 친밀한 신뢰 관계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성범죄보다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김세라 변호사(경인법무법인 부천분사무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는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자신의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으며 그에 대한 공판은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