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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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폭등하고 있다. 지난달 2일(이하 한국시간) 소위 ‘만우절 가짜뉴스’ 논란을 빚은 이후 거짓말처럼 상승세가 시작됐다.

비트코인 가격(이하 업비트 기준)은 14일 오전 0시10분경 900만원대로 올라섰다. 오전 8시20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약 11% 상승한 910만원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올 초 한때 300만원대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700만원을 뚫었다. 이어 800만원을 넘긴 지 사흘 만에 900만원까지 돌파하며 연중 최고점을 거듭 경신했다.

의외의 분기점은 지난달 초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상장 승인을 받았다”는 한 미국 매체 보도였다. 비트코인 ETF 승인은 암호화폐 시장의 호재로 분류된다. 사실무근의 만우절 뉴스여서 곧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한 번 흐름을 탄 비트코인 시세는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탔다.

특히 이번 비트코인 급등은 종전 흐름과도 구분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암호화폐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만우절 당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뜯어보면 서구권은 움직이지 않고 주로 중국발 상승이 견인한 것이었다”면서 “세부 분석이 필요하지만 이번 상승은 급등 시간대를 감안해도 그때와 달리 미국 등 서구권이 주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근 페이스북·피델리티·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암호화폐 관련 비즈니스 진출이 이어진 게 컸다. 암호화폐 시장 신뢰도를 높이며 상승세 기반을 다졌고, 개별 호재가 터지면 가격이 튀어오르는 추세. 상승장에 들어서자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 공포)’가 형성된 것도 한 요인이다.

이와 별개로 미·중 무역 갈등으로 투자업계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암호화폐 투자로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단 여전히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 거래량 등 시장 규모가 작아 기관투자자 등 몇몇 고래(거물)의 움직임에 출렁일 수 있어 지나친 장밋빛 전망은 금물이란 경계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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