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최저임금법 '위헌 심판대' 오른다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이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근로시간을 위반할 경우 처벌하게 한 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한변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및 주 52시간제 강행으로 헌법상 권리인 계약의 자유, 근로의 권리, 생존권, 재산권,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와 근로자를 대리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14일 밝혔다. 한변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문제 삼은 조항은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상 형사처벌 규정이다.

최저임금법(28조1항)은 최저임금 고시를 위반했을 때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근로기준법(110조)은 근로 제한 시간을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한다.

한변은 “국가가 일방적으로 정한 최저임금을 미지급했다고 해서 처벌하는 건 사적 계약관계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해서도 “보완책도 없이 근로시간을 규제하면서 사업주를 처벌하는 것은 위헌적인 처사”라며 “노사 관계뿐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사 월급이 줄면서 임금 보전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버스대란’이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변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따라 최저임금이 2018년 16.4%, 2019년 10.9% 올라 기업의 부담을 늘리고 고용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 대부분이 300인 미만 기업에 분포해 있기 때문에 소상공인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주장도 폈다.

김태훈 한변 상임대표는 “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위반 시 징역형 내지 벌금형으로 처벌까지 받는 상황에 놓여 있어 기본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변은 지난달 보수단체들과 ‘자유와 법치를 위한 변호사연합’을 결성하고 정부를 상대로 최저임금·탈원전 위법성 및 ‘자유민주주의’를 뺀 교과서 위헌 소송 등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