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진대제의 '통 큰 양보'…PEF업계 첫 세대교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스카이레이크, 파트너 회사로 지배구조 전환
진회장·임원진 지분 각각 50%씩
11호펀드부터 파트너 체제 개편
진회장·임원진 지분 각각 50%씩
11호펀드부터 파트너 체제 개편
▶마켓인사이트 5월 14일 오후 3시11분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사진)이 소유한 국내 1세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파트너 체제로 전환하면서 사명을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칭)로 바꾼다. 국내 PEF업계 최초의 세대교체를 위한 포석이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과 임직원은 올해 출자자 모집을 시작하는 11호 펀드부터 회사를 복수 파트너 체제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진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지분 50%를, 기존 임원들이 나머지 지분 50%를 보유한 새 운용사(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이 운용사가 11호 펀드를 조성하는 구조다. 진 회장이 10년 넘게 동고동락한 임원들에게 사실상 지분 50%를 넘겨주는 셈이다.
17개에 달하는 투자기업을 보유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지분을 직접 사들이려면 부담이 너무 커 새 회사를 세우는 구조를 짰다. 스카이레이크는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9개사 경영권과 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 등 8개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5년 도입된 PEF 제도는 올해 15년째를 맞았다. 스카이레이크의 지배구조 개편은 PEF 시장 성숙화라는 업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PEF의 만기는 보통 10년이다. PEF에 돈을 맡기는 연기금·공제회 등 출자자(LP)들로서는 10년 동안 고령의 핵심 운용역들이 갑작스럽게 이탈했을 때의 대책을 따져 묻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국내 연기금·공제회 사상 최대 규모인 8000억원을 대형 PEF 운용사 두 곳에 출자하면서 처음으로 ‘운용사 세대교체 계획’을 체계적으로 심사했다. 다른 연기금·공제회도 구체적인 세대교체 계획을 출자 조건으로 내거는 추세여서 PEF 운용사들은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PEF업계 관계자는 “진 회장이 가족의 경영 참여를 배제하고 임원들을 위해 통 크게 배려한 덕분에 핵심 인력 이탈 없이 세대교체를 이루는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평가했다.
진 회장은 PEF 제도 도입 이듬해인 2006년 한민족의 정신적 원류인 백두산 천지의 이름을 딴 스카이레이크를 설립했다. 삼성전자 사장과 정통부 장관을 지내는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업계 산증인인 그가 당시만 해도 생소한 PEF를 세우겠다고 하자 주위에선 고개를 갸웃했다.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사람이 고생을 사서 한다”며 만류하는 지인도 많았다.
이런 만류의 손길을 뿌리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진 회장은 창업 후 13년간 펀드 10개를 통해 1조4000억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토종 PEF를 키워냈다. ICT 및 제조업체에 집중 투자해 기술 분야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M&A) 전문 운용사라는 새 영역을 개척했다.
1952년생인 진 회장 외에 1세대 PEF 운용사 대표로는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1957년생)과 이정진 H&Q코리아 공동대표(1958년생),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1961년생) 등이 꼽힌다. 도 회장은 주위에 “65세까지만 상근임원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파트너 회사인 H&Q와 VIG는 젊은 임원들을 공동대표로 승진시키고 현 대표들은 차례로 은퇴하는 방식의 세대교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영효/김채연 기자 hugh@hankyung.com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사진)이 소유한 국내 1세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파트너 체제로 전환하면서 사명을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칭)로 바꾼다. 국내 PEF업계 최초의 세대교체를 위한 포석이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과 임직원은 올해 출자자 모집을 시작하는 11호 펀드부터 회사를 복수 파트너 체제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진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지분 50%를, 기존 임원들이 나머지 지분 50%를 보유한 새 운용사(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이 운용사가 11호 펀드를 조성하는 구조다. 진 회장이 10년 넘게 동고동락한 임원들에게 사실상 지분 50%를 넘겨주는 셈이다.
17개에 달하는 투자기업을 보유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지분을 직접 사들이려면 부담이 너무 커 새 회사를 세우는 구조를 짰다. 스카이레이크는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9개사 경영권과 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 등 8개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5년 도입된 PEF 제도는 올해 15년째를 맞았다. 스카이레이크의 지배구조 개편은 PEF 시장 성숙화라는 업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PEF의 만기는 보통 10년이다. PEF에 돈을 맡기는 연기금·공제회 등 출자자(LP)들로서는 10년 동안 고령의 핵심 운용역들이 갑작스럽게 이탈했을 때의 대책을 따져 묻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국내 연기금·공제회 사상 최대 규모인 8000억원을 대형 PEF 운용사 두 곳에 출자하면서 처음으로 ‘운용사 세대교체 계획’을 체계적으로 심사했다. 다른 연기금·공제회도 구체적인 세대교체 계획을 출자 조건으로 내거는 추세여서 PEF 운용사들은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PEF업계 관계자는 “진 회장이 가족의 경영 참여를 배제하고 임원들을 위해 통 크게 배려한 덕분에 핵심 인력 이탈 없이 세대교체를 이루는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평가했다.
진 회장은 PEF 제도 도입 이듬해인 2006년 한민족의 정신적 원류인 백두산 천지의 이름을 딴 스카이레이크를 설립했다. 삼성전자 사장과 정통부 장관을 지내는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업계 산증인인 그가 당시만 해도 생소한 PEF를 세우겠다고 하자 주위에선 고개를 갸웃했다.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사람이 고생을 사서 한다”며 만류하는 지인도 많았다.
이런 만류의 손길을 뿌리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진 회장은 창업 후 13년간 펀드 10개를 통해 1조4000억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토종 PEF를 키워냈다. ICT 및 제조업체에 집중 투자해 기술 분야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M&A) 전문 운용사라는 새 영역을 개척했다.
1952년생인 진 회장 외에 1세대 PEF 운용사 대표로는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1957년생)과 이정진 H&Q코리아 공동대표(1958년생),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1961년생) 등이 꼽힌다. 도 회장은 주위에 “65세까지만 상근임원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파트너 회사인 H&Q와 VIG는 젊은 임원들을 공동대표로 승진시키고 현 대표들은 차례로 은퇴하는 방식의 세대교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영효/김채연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