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의 매각 본입찰이 미뤄졌다. 일부 인수후보가 일정을 더 늦춰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넥슨 지주회사 NXC의 매각주관사인 UBS와 도이치증권, 모건스탠리는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오른 인수 후보자에게 넥슨 본입찰 일정을 이달 15일에서 24일로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NXC 매각은 지난 3월 국내 기업인 카카오, 중국 최대 게임회사인 텐센트,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글로벌 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을 쇼트리스트로 선정했다.

본입찰 일정이 미뤄진 것은 매각 방식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인수 희망자들이 추가 검토를 위해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NXC는 일본에 상장된 넥슨의 대주주(지분율 47.98%)인데, NXC 경영권을 팔 때는 아래에 딸린 넥슨도 따라가는 만큼 넥슨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의무 공개매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정주 넥슨 대표가 NXC 대신 넥슨만 팔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금융청(FSA)이 의무 공개매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서를 내 NXC만 매각하기로 결정됐다.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간 파트너십 구축에 시간이 걸리는 점도 일정이 미뤄진 배경으로 꼽힌다. MBK파트너스는 넷마블과 손잡고 NXC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최근 인수 후 경영에 대한 의견차가 발생하면서 삐걱대는 상황이다. 잠잠했던 카카오도 최근 국내외 PEF와 접촉하며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 역시 쇼트리스트 명단에 오른 대부분 업체와 접촉하며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거래 방식이 확정되면서 15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던 거래 규모가 10조원 수준으로 줄었다”며 “자금 조달이나 컨소시엄 구성에 변동이 생기면서 인수후보가 추가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훈/김주완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