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성능차 초기모델 출시
정의선 "미래차 주도권 잡겠다"
현대·기아차는 13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리막 본사에서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고 14일 발표했다. 현대·기아차와 리막은 내년에 고성능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세계 첫 고성능 수소전기차 프로토타입(초기 모델)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이후 고성능 전기차 양산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협업을 위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6400만유로(약 854억원), 1600만유로(약 213억원) 등 8000만유로(약 1067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리막과의 협업을 통해 고성능 전기차 기술을 신속하게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리막은 현대·기아차의 ‘클린 모빌리티(친환경 이동수단)’ 전략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리막의 활력 넘치는 기업 문화가 접목되면 많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9년 설립된 리막은 전기 스포츠카업계에서는 독보적인 강자로 평가받는다. 2016년 개발한 ‘C_One’은 400m 직선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경주인 드래그 레이싱에서 우승했다. 마테 리막 리막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신속하고 과감한 추진력과 미래 비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스타트업 투자 늘리는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2017년 하반기부터 공격적인 기술 기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차량공유 회사부터 자율주행 기술 보유 기업,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제작 업체, 드론 기술 기업 등 분야도 다양하다.
리막을 포함해 현대·기아차와 전략적 협업 계약을 맺은 국내외 스타트업은 19곳에 달한다. 지난 3월 인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 기업 올라에 3억달러(약 3384억원)를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엔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싱가포르 차량공유 업체 그랩에 2억7500만달러(약 2840억원)를 투자했다.
현대·기아차가 잇따라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데는 “제조업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정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위기를 느낀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