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경고냐, 중동판 통킹만이냐'…오만해 유조선 피격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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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사우디, 이란 배후 의심…이란 "이스라엘의 장난"
'이란 공격 계기' 마련하려는 美·이스라엘의 '자작극' 음모론도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국제 조사단을 구성, 12일(이하 현지시간)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의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UAE 정부는 14일 미국, 프랑스, 노르웨이의 전문가가 포함된 조사팀이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민감한 국면에서 발생한 만큼 유조선을 공격한 주체가 어느 곳으로 가려지는지에 따라 중동 정세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발생 지점은 UAE 북부 푸자이라 항구와 가까운 오만해상이다.
이란이 미국의 압박에 맞서 언제든지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남동쪽으로 약 140㎞ 떨어진 지점이다.
공격당한 상선은 사우디 유조선 2척과 UAE와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각각 1척 등 모두 4척이다.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이 이 공격의 배후라고 의심한다.
미국의 경제 제재와 군사적 압박이 이란을 옥죄는 가운데 이란이 비대칭적인 기습 군사 도발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정규전 전력은 열세지만 이란의 지휘 아래 기동하는 중동의 무장 조직을 통한 간접 타격은 결심만 하면 감행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란은 이런 의심을 즉시 강하게 부인했다.
AP통신은 13일 미군이 초기 평가에서 이란이나 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리 무장조직이 4척의 배에 구멍을 내려고 폭발물을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미국 관료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사우디나 UAE 정부는 이번 공격의 경위와 관련한 상세한 내용도 아직 공개하지 않아 의혹과 추측만 더 난무하는 상황이다.
피해 선박 중 한 척이 소속한 노르웨이 선사는 UAE 외무부를 통해 "수면에서 미상의 물체가 배를 때렸다"라고 밝혔지만 AP통신은 미국 관료를 인용, 폭발물로 배의 흘수선(선체가 물에 잠기는 한계선) 근처에 1.5∼3m 크기의 구멍이 났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12일 유조선 공격에 이어 13일 예멘 반군의 드론이 자국 석유 시설을 공격하자 15일 이들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국제 원유 시장과 전 세계 경제를 교란하려는 게 목적이다"라며 이란을 간접적으로 겨냥했다.
사우디에 비판적인 중동 언론과 이란에서는 이번 유조선 피격이 '중동판 통킹만 사건'이 아니냐는 음모론을 내놓기도 한다.
1964년 8월 미국의 군함이 베트남 근해 통킹만 공해상에서 공격을 받았다.
이를 두고 미국 정부는 당시 북베트남 정권의 어뢰 공격이라고 단정하고 항공모함을 동원, 보복 폭격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베트남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했다.
그러나 1971년 미 언론이 폭로한 펜타곤 보고서에 따르면 통킹만 사건은 미국이 베트남전에 개입하려고 조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당시 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마라는 1995년 회고록에서 미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통킹만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두고 여전히 논란 중인 사건으로,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기 위한 의혹에 싸인 실마리 또는 전조로 여겨진다.
베흐루즈 네마티 이란 의회 대변인은 14일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의 장난"이라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이란은 사우디, 이스라엘이 지원하는 무장조직이 이란을 곤경에 빠뜨리고 미국의 대이란 적대공세를 정당화하기 위해 각종 자작 공작에 동원된다고 주장한다.
사건이 벌어진 12일 오전 '깔끔하지 못했던' 혼선도 이런 음모론에 힘을 실었다.
12일 오전 일부 중동 언론에서 UAE 푸자이라 항구 부근 바다에서 선박 여러 척에 대한 사보타지가 발생했고, 폭발음도 들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푸자이라 당국은 이를 즉시 부인했지만, 결국 이튿날 사우디의 피격 발표로 사실로 드러났다.
오만해에서 출몰하는 해적의 단순한 공격일 수 있지만 동시에 유조선 4척이 공격당한 데다 금품 강탈이나 인질 납치, 선박 나포와 같은 해적질의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이란 공격 계기' 마련하려는 美·이스라엘의 '자작극' 음모론도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국제 조사단을 구성, 12일(이하 현지시간)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의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UAE 정부는 14일 미국, 프랑스, 노르웨이의 전문가가 포함된 조사팀이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민감한 국면에서 발생한 만큼 유조선을 공격한 주체가 어느 곳으로 가려지는지에 따라 중동 정세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발생 지점은 UAE 북부 푸자이라 항구와 가까운 오만해상이다.
이란이 미국의 압박에 맞서 언제든지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남동쪽으로 약 140㎞ 떨어진 지점이다.
공격당한 상선은 사우디 유조선 2척과 UAE와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각각 1척 등 모두 4척이다.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이 이 공격의 배후라고 의심한다.
미국의 경제 제재와 군사적 압박이 이란을 옥죄는 가운데 이란이 비대칭적인 기습 군사 도발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정규전 전력은 열세지만 이란의 지휘 아래 기동하는 중동의 무장 조직을 통한 간접 타격은 결심만 하면 감행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란은 이런 의심을 즉시 강하게 부인했다.
AP통신은 13일 미군이 초기 평가에서 이란이나 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리 무장조직이 4척의 배에 구멍을 내려고 폭발물을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미국 관료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사우디나 UAE 정부는 이번 공격의 경위와 관련한 상세한 내용도 아직 공개하지 않아 의혹과 추측만 더 난무하는 상황이다.
피해 선박 중 한 척이 소속한 노르웨이 선사는 UAE 외무부를 통해 "수면에서 미상의 물체가 배를 때렸다"라고 밝혔지만 AP통신은 미국 관료를 인용, 폭발물로 배의 흘수선(선체가 물에 잠기는 한계선) 근처에 1.5∼3m 크기의 구멍이 났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12일 유조선 공격에 이어 13일 예멘 반군의 드론이 자국 석유 시설을 공격하자 15일 이들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국제 원유 시장과 전 세계 경제를 교란하려는 게 목적이다"라며 이란을 간접적으로 겨냥했다.
사우디에 비판적인 중동 언론과 이란에서는 이번 유조선 피격이 '중동판 통킹만 사건'이 아니냐는 음모론을 내놓기도 한다.
1964년 8월 미국의 군함이 베트남 근해 통킹만 공해상에서 공격을 받았다.
이를 두고 미국 정부는 당시 북베트남 정권의 어뢰 공격이라고 단정하고 항공모함을 동원, 보복 폭격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베트남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했다.
그러나 1971년 미 언론이 폭로한 펜타곤 보고서에 따르면 통킹만 사건은 미국이 베트남전에 개입하려고 조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당시 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마라는 1995년 회고록에서 미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통킹만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두고 여전히 논란 중인 사건으로,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기 위한 의혹에 싸인 실마리 또는 전조로 여겨진다.
베흐루즈 네마티 이란 의회 대변인은 14일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의 장난"이라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이란은 사우디, 이스라엘이 지원하는 무장조직이 이란을 곤경에 빠뜨리고 미국의 대이란 적대공세를 정당화하기 위해 각종 자작 공작에 동원된다고 주장한다.
사건이 벌어진 12일 오전 '깔끔하지 못했던' 혼선도 이런 음모론에 힘을 실었다.
12일 오전 일부 중동 언론에서 UAE 푸자이라 항구 부근 바다에서 선박 여러 척에 대한 사보타지가 발생했고, 폭발음도 들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푸자이라 당국은 이를 즉시 부인했지만, 결국 이튿날 사우디의 피격 발표로 사실로 드러났다.
오만해에서 출몰하는 해적의 단순한 공격일 수 있지만 동시에 유조선 4척이 공격당한 데다 금품 강탈이나 인질 납치, 선박 나포와 같은 해적질의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