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중원구 금광1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의 완공 후 예상 모습. 대림산업 제공
경기 성남시 중원구 금광1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의 완공 후 예상 모습. 대림산업 제공
경기 성남시 일대 구도심에서 이달에만 8000가구 가까운 재개발 아파트가 분양된다. 낡은 기반시설과 오래된 다가구 주택이 밀집했던 이 일대가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 촌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성남 구도심 일대는 서울 송파구와 맞닿아 강남 생활기반시설을 바로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면서도 기존 '준강남'으로 각광받던 분당이나 판교·위례신도시보다는 분양가격이 저렴해 수도권 청약·매매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성남 구시가지 연말까지 1만3000여가구 분양

15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 성남 구도심 일대에서 2개 단지, 7731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5320가구)과 코오롱건설의 '신흥역 하늘채 랜더스원'(2411가구)는 오는 17일 일제히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분양 일정에 돌입할 계획이다.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은 중원구 금광동 금광1구역을 재개발해 지어지는 아파트다. 2017년 신흥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산성역포레스티아' 이후 3년 만에 나오는 재개발 단지다. 지하철 8호선 단대오거리역과 가깝다. 이 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잠실까지 2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단남초와 금상초가 단지와 바로 맞닿아 있다. 인근에 중·고등학교도 여럿이다. 수도권 2기 신도시인 위례신도시가 가까워 이미 조성이 완료된 신도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중원구 중앙동 중1 재개발구역에 들어서는 신흥역 하늘채 랜더스원의 일반 분양 물량은 1000가구다. 지하철 8호선 신흥역이 단지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이 단지 주변에도 학교가 많다. 성남제일초등학교가 단지 안에 있고, 주변에 성남중앙초·성남중·성남고 등이 밀집해 있다.
이들 아파트 분양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성남 구도심인 중원구와 수정구에서는 1만2869가구의 아파트 분양이 잇따를 전망이다. ‘2020 성남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통해 추진되는 정비사업 중 2단계에 속하는 곳이다. GS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은 수정구 신흥동 신흥2구역(4774가구)도 올해 분양 예정이다.

인근 지역에서도 신축 아파트가 공급된다. 성남 고등지구에서는 GS건설이 주상복합아파트인 '성남 고등자이'(364가구)를 다음달 공급한다.

◆시세차익 1억원 이상 '기대'

성남 구도심 분양이 주목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시세보다 싼 분양가다.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의 일반분양 가격은 3.3㎡당 1800만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일반 분양분이 5억원 후반대다. 신흥역 하늘채 랜더스원은 이보다 약간 높은 3.3㎡당 1900만원대로 예상된다. 입주 8년차인 인근 단지와 비교하면 1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난다. 수정구 단대동의 ‘단대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7억원에 팔렸다.

분당이나 판교신도시의 시세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크다. 행정구역상 같은 성남이라도 구도심은 분당·판교·위례 등보다 집값이 저렴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4월 기준 성남 중원구 금광동과 중앙동 아파트의 3.3㎡당 평균 시세는 각각 1283만원과 1735만원이다. 분당구 정자동(2445만원), 판교동(3029만원), 수정구 창곡동(2956만원) 등과 비교해 크게 낮은 편이다.

성남 구도심 도시정비사업이 순차적으로 완료되고 주거환경이 개선되면 서울 강남은 물론 인근 분당·판교 등 노후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수요자들이 이주할 가능성이 높다. 위례신사선 연장 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강남 접근성은 더욱 향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다만 성남 구도심 내 일부 노후 주택을 개발하기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인근 준강남권 지역에 비해 저렴한 분양가 덕에 강남에 직장을 둔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클 것"이라면서도 "아직 다가구주택이나 유흥업소, 모텔촌 등 정비가 필요한 구역이 많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