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장관 회담서 베네수엘라·이란 해법 이견 확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뮬러 특검 수사 결과를 매우 객관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푸틴 "뮬러 특검 객관적" 호평에 폼페이오 "대선개입 안돼" 경고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특검 보고서가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그는 "뮬러 특검의 업무가 별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객관적인 조사를 해왔고 러시아와 현 정부(트럼프 행정부) 간 어떤 공모의 흔적도 없었음을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또 "전에도 말했지만 정부 관료들의 공모는 없었고 있을 수도 없다"며 대선 개입 공모 의혹이 양국 간 유대를 단절시킨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관심을 끈 것은 특검 수사가 끝난 이후 폼페이오 장관이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의 언급은 '러시아 스캔들'이 양국 간 관계개선의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의 반복으로,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때도 "산으로 시작해서 생쥐로 끝났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폼페이오 장관은 내년 대선 때 러시아의 개입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푸틴 대통령 면담 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한 기자회견에서 "미국 선거에 대한 개입은 수용할 수 없다.

러시아가 내년 대선에 관여한다면 우리 관계를 지금보다 훨씬 더 악화시킬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이런 류(대선개입)의 활동이 과거의 일임을 보여줄 일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달했다"며 "러시아가 이런 기회들을 잘 활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뮬러 특검이 비록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와의 공모 혐의를 찾진 못했지만, 러시아 측의 대선 개입이 있었고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긴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라브로프 장관은 공모 의혹에 대해 "그런 암시는 완전한 허구라는 게 분명하다"며 대선 개입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푸틴 "뮬러 특검 객관적" 호평에 폼페이오 "대선개입 안돼" 경고
세 시간 가까이 진행된 두 외교 수장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는 베네수엘라나 이란 문제를 놓고도 양국 간 입장차가 여전히 드러났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와 관련해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깎아내리려고 한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대화를 촉구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경제적 위기와 대규모 시위에 직면한 마두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란 문제에 대해서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국제사회의 접근법을 놓고 미국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