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협상서 文대통령 빠져야" 언급도

자유한국당은 15일 여야의 극한 대치국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정국 상황에 대한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정국 급랭을 초래한 것은 청와대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정치권의 행태를 작심 비판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며 사실상 한국당을 압박하는 데 따른 격앙된 분위기도 읽힌다.

한국당 내에서는 국회 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빠져야 한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왔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지도부 회동과 관련해 청와대가 '여야 5당 참여'를 고수하고 있는 데 따른 불만으로도 읽힌다.
한국당, 靑 정국인식 전환 촉구…"文대통령, 대야비판 자제해야"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제1야당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문 대통령의 인식 자체가 문제"라며 "대통령의 인식 변화 없이는 정국 경색을 풀 수 없으며, 아무리 여당 지도부가 야당과 대화 할 의지가 있더라도 강경한 청와대의 뜻을 거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원내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 새 원내지도부와 정국을 조심스럽게 풀어나가려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국회를 때려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라며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지 않겠다면 문 대통령은 야당에 대해 비판 발언이라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지시로 패스트트랙을 강행해서 이 난리가 벌어졌는데 오히려 '국회가 일을 안 한다'고 비난하다니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이 빠지면 오히려 여야 간 협상이 더 잘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대구 장외집회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자를 속되게 지칭하는 '달창' 실언을 한 것을 두고 여권의 비난이 며칠째 집중된 데 대한 불만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개최하는 나 원내대표 발언 규탄 집회를 겨냥한 것으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계속 문제 삼는 것은 대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것이 한국당의 주장이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가 집회에서 우발적으로 사용한 단어에 대해 해명과 사과를 했음에도 민주당은 사퇴를 요구하고 심지어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집회까지 연다"며 "단순한 말실수를 이토록 헐뜯기만 하면서 확대·재생산하고자 애쓰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