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거래 급증…리디노미네이션에 안전자산 심리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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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KRX 금시장 거래량, 3월의 2.5배로 늘어…은행 골드바 물량 소진
국내 금 거래량이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
정치권 등에서 불붙은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논의에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까지 가세한 영향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달 들어 KRX 금시장의 일평균 거래량(14일 기준) 42.9㎏으로 4월의 22.0㎏보다 94.6% 증가했다.
3월의 17.2㎏과 비교하면 2.5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금 거래량은 특히 4월 12일 하루 9.3㎏에서 다음 거래일인 15일 30.6㎏으로 뛰어오른 뒤 24일에는 65.9㎏, 5월 2일에는 63.5㎏ 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개인들의 금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개인 순매수량은 3월(월간 합계) 116.4㎏에서 4월 148.3㎏으로 27.4% 늘었다.
주로 개인 고객들의 자산관리용으로 금을 판매하는 은행들의 순매수량도 3월 8.8㎏에서 4월 33.6㎏으로 급증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경우 골드바 판매량이 3월 10.5㎏에서 4월 38.8㎏으로 늘었으며 골드바의 공급 물량이 달려 일부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골드바 주문이 급증하면서 제조사의 공급 물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민간 금 유통업체인 '한국금거래소'도 골드바 판매량이 3월 70㎏에서 4월 177㎏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달 13일까지 최근 두 달여간 국제 금 시세가 크게 오르지 않았음에도 금 거래가 급증한 것을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국제 금 시세(금융정보업체 텐포어 기준)를 보면 지난 3월 4일 1온스당 1,294.64달러(종가 기준)에서 4월 1일 1,289.97달러 수준으로 내렸다.
국내 금 거래가 급증하기 시작한 4월 15일에도 1,287.79달러로 전날보다 하락했고 5월 2일까지 1,271.77달러 수준으로 내림세를 보이다가 5월 7일에야 1,280달러대를 회복했다.
다만 이달 14일에는 하루 만에 14.86달러(1.16%) 올라 1,298.00달러를 기록했다.
한국금거래소 송종길 전무는 "금값이 이미 많이 올랐고 환율도 최고치여서 싸게 살 수 없는 상황인데도 개인들이 금을 많이 사들이는 것은 특이한 일"이라며 "최근 구매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화폐단위 변경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런 논의와도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의 김상국 금시장팀장도 "최근 개인들의 금 매수량이 늘어난 것은 지난달부터 정치권 등에서 벌어진 화폐단위 변경 논의 때문으로 보인다"며 "거기에 지난달 일부 은행에서 금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을 출시한 것도 약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폐단위 변경은 지난 3월 2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에서 관련 질문에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은 한다"고 말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이 총재가 "원론적 차원의 답변이었다"며 추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이달 13일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리디노미네이션을 논하다' 정책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1천원을 1원으로 바꾸는 식의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로 표시되는 금액이 점차 커지는 데 따른 계산, 지급, 장부 기재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지만 부유층의 자산노출 회피 행위, 물가 상승 유발 등의 부작용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 확대와 환율 급등으로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때 금은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중국 중앙은행이 작년 12월부터 5개월 동안 총 60t의 금을 매입해 금 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정치권 등에서 불붙은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논의에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까지 가세한 영향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달 들어 KRX 금시장의 일평균 거래량(14일 기준) 42.9㎏으로 4월의 22.0㎏보다 94.6% 증가했다.
3월의 17.2㎏과 비교하면 2.5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금 거래량은 특히 4월 12일 하루 9.3㎏에서 다음 거래일인 15일 30.6㎏으로 뛰어오른 뒤 24일에는 65.9㎏, 5월 2일에는 63.5㎏ 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개인들의 금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개인 순매수량은 3월(월간 합계) 116.4㎏에서 4월 148.3㎏으로 27.4% 늘었다.
주로 개인 고객들의 자산관리용으로 금을 판매하는 은행들의 순매수량도 3월 8.8㎏에서 4월 33.6㎏으로 급증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경우 골드바 판매량이 3월 10.5㎏에서 4월 38.8㎏으로 늘었으며 골드바의 공급 물량이 달려 일부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골드바 주문이 급증하면서 제조사의 공급 물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민간 금 유통업체인 '한국금거래소'도 골드바 판매량이 3월 70㎏에서 4월 177㎏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달 13일까지 최근 두 달여간 국제 금 시세가 크게 오르지 않았음에도 금 거래가 급증한 것을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국제 금 시세(금융정보업체 텐포어 기준)를 보면 지난 3월 4일 1온스당 1,294.64달러(종가 기준)에서 4월 1일 1,289.97달러 수준으로 내렸다.
국내 금 거래가 급증하기 시작한 4월 15일에도 1,287.79달러로 전날보다 하락했고 5월 2일까지 1,271.77달러 수준으로 내림세를 보이다가 5월 7일에야 1,280달러대를 회복했다.
다만 이달 14일에는 하루 만에 14.86달러(1.16%) 올라 1,298.00달러를 기록했다.
한국금거래소 송종길 전무는 "금값이 이미 많이 올랐고 환율도 최고치여서 싸게 살 수 없는 상황인데도 개인들이 금을 많이 사들이는 것은 특이한 일"이라며 "최근 구매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화폐단위 변경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런 논의와도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의 김상국 금시장팀장도 "최근 개인들의 금 매수량이 늘어난 것은 지난달부터 정치권 등에서 벌어진 화폐단위 변경 논의 때문으로 보인다"며 "거기에 지난달 일부 은행에서 금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을 출시한 것도 약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폐단위 변경은 지난 3월 2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에서 관련 질문에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은 한다"고 말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이 총재가 "원론적 차원의 답변이었다"며 추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이달 13일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리디노미네이션을 논하다' 정책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1천원을 1원으로 바꾸는 식의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로 표시되는 금액이 점차 커지는 데 따른 계산, 지급, 장부 기재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지만 부유층의 자산노출 회피 행위, 물가 상승 유발 등의 부작용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 확대와 환율 급등으로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때 금은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중국 중앙은행이 작년 12월부터 5개월 동안 총 60t의 금을 매입해 금 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