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침체 2년내 온다…사모대출펀드 투자로 '손실 방어'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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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2019
경기하강 국면 대체투자 전략
경기하강 국면 대체투자 전략
“기업 부도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은 경기 하강기에도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사모대출에 투자할 시기입니다.”(레미 그레시 MV크레디트 전무)
‘ASK 2019 글로벌 사모·헤지펀드·멀티애셋 투자 서밋’ 첫날 행사에 참여한 글로벌 대체투자 분야 고수들은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고 일반 채권투자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사모대출펀드와 소비자대출채권 등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일반적인 회사채 투자에 비해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 데다 조만간 도래할 경기 하강 국면에 대처할 수 있어서다.
사모대출펀드 및 소비자대출채권 투자는 국내 투자자에겐 아직 생소하다. 대출은 은행의 영역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하지만 글로벌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S&P캐피털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여신 가운데 은행대출 비중은 1996년까지만 해도 60% 이상이었지만 작년에는 10% 미만으로 급감했다. 은행들은 자본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보다 각종 금융서비스로 수수료 수입을 얻는 데 치중하고 있다. 그 빈자리를 메운 것이 사모펀드(PEF) 등이다.
참가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보다 경기 침체에 대비할 수 있는 투자전략을 짜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세계 경기가 언제라도 침체의 늪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채권투자로 유명한 핌코의 넬슨 유안 대체전략담당 전무는 “가까운 미래에 경기가 침체되고 기업 대출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레시 전무도 “앞으로 2년 내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며 “중공업·유통·패션처럼 경기에 민감한 분야보다 정보기술(IT) 헬스케어 등의 업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대출을 받아간 업체가 진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기 6~9개월 전에 조기 경보를 발동할 수 있는 다층적인 모니터링 과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경기 하강기에도 비교적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선방’해온 선순위 사모대출에 투자할 만하다”고 했다. “지난 10여 년간 선순위 채권의 위험조정수익률이 투자등급 채권 또는 부동산보다도 높았고 하강기에도 방어자산으로 뛰어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참가자들은 잠재적 위험에 대비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발굴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미국 교직원공제회·보험사(TIAA) 산하 자산운용사인 누빈의 진 플레시해커 전무는 ‘중견기업 대상 중규모(미들마켓) 대출’을 추천했다. 그는 “지난 16년간 평균 수익률을 따져보면 미들마켓 대출이 회사채 시장에서 투자비적격 기업이 발행하는 하이일드 채권(정크 본드)에 투자하는 것보다 부도 확률이 낮고 수익률은 오히려 1%포인트가량 높았다”고 설명했다. 플레시해커 전무는 “전통적인 중규모 대출은 5000만~2억5000만달러를 빌려주는 것인데, 우리는 이보다 작은 500만~5000만달러짜리 대출 분야까지 투자하고 있다”며 “작은 대출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회수율도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푸르덴셜생명 계열사인 M&G인베스트먼트의 제롬 헨리온 이사는 “은행이 가지고 있던 수익여신(PL)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며 “이런 소비자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것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이런 채권은 시장에 유통되지 않았지만, 금융회사에 대한 자본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자본비율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보유 자산 중 수익여신까지 내다 팔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비자대출채권 투자는 기존 투자자산의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는 데다 리스크 대비 수익률도 좋다”고 강조했다.
유안 전무는 사모대출이라고 해서 모두 다 경기 침체기에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사모 대출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기 때문에 경기 사이클이 나빠질 때는 환매가 이뤄질 수 있다”며 “지금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놓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모대출펀드(PDF)
private debt fund.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은행처럼 기업에 직접 빌려주거나 하이일드(고위험·고수익)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펀드.
■ 대체투자
alternative investment. 자본시장에서 전통적 투자 대상인 주식과 채권을 제외한 다른 투자처를 포괄해 일컫는 말이다. 사모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등이 대표적이다.
이상은/김진성/이현일 기자 selee@hankyung.com
‘ASK 2019 글로벌 사모·헤지펀드·멀티애셋 투자 서밋’ 첫날 행사에 참여한 글로벌 대체투자 분야 고수들은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고 일반 채권투자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사모대출펀드와 소비자대출채권 등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일반적인 회사채 투자에 비해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 데다 조만간 도래할 경기 하강 국면에 대처할 수 있어서다.
사모대출펀드 및 소비자대출채권 투자는 국내 투자자에겐 아직 생소하다. 대출은 은행의 영역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하지만 글로벌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S&P캐피털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여신 가운데 은행대출 비중은 1996년까지만 해도 60% 이상이었지만 작년에는 10% 미만으로 급감했다. 은행들은 자본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보다 각종 금융서비스로 수수료 수입을 얻는 데 치중하고 있다. 그 빈자리를 메운 것이 사모펀드(PEF) 등이다.
참가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보다 경기 침체에 대비할 수 있는 투자전략을 짜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세계 경기가 언제라도 침체의 늪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채권투자로 유명한 핌코의 넬슨 유안 대체전략담당 전무는 “가까운 미래에 경기가 침체되고 기업 대출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레시 전무도 “앞으로 2년 내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며 “중공업·유통·패션처럼 경기에 민감한 분야보다 정보기술(IT) 헬스케어 등의 업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대출을 받아간 업체가 진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기 6~9개월 전에 조기 경보를 발동할 수 있는 다층적인 모니터링 과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경기 하강기에도 비교적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선방’해온 선순위 사모대출에 투자할 만하다”고 했다. “지난 10여 년간 선순위 채권의 위험조정수익률이 투자등급 채권 또는 부동산보다도 높았고 하강기에도 방어자산으로 뛰어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참가자들은 잠재적 위험에 대비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발굴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미국 교직원공제회·보험사(TIAA) 산하 자산운용사인 누빈의 진 플레시해커 전무는 ‘중견기업 대상 중규모(미들마켓) 대출’을 추천했다. 그는 “지난 16년간 평균 수익률을 따져보면 미들마켓 대출이 회사채 시장에서 투자비적격 기업이 발행하는 하이일드 채권(정크 본드)에 투자하는 것보다 부도 확률이 낮고 수익률은 오히려 1%포인트가량 높았다”고 설명했다. 플레시해커 전무는 “전통적인 중규모 대출은 5000만~2억5000만달러를 빌려주는 것인데, 우리는 이보다 작은 500만~5000만달러짜리 대출 분야까지 투자하고 있다”며 “작은 대출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회수율도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푸르덴셜생명 계열사인 M&G인베스트먼트의 제롬 헨리온 이사는 “은행이 가지고 있던 수익여신(PL)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며 “이런 소비자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것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이런 채권은 시장에 유통되지 않았지만, 금융회사에 대한 자본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자본비율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보유 자산 중 수익여신까지 내다 팔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비자대출채권 투자는 기존 투자자산의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는 데다 리스크 대비 수익률도 좋다”고 강조했다.
유안 전무는 사모대출이라고 해서 모두 다 경기 침체기에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사모 대출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기 때문에 경기 사이클이 나빠질 때는 환매가 이뤄질 수 있다”며 “지금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놓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모대출펀드(PDF)
private debt fund.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은행처럼 기업에 직접 빌려주거나 하이일드(고위험·고수익)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펀드.
■ 대체투자
alternative investment. 자본시장에서 전통적 투자 대상인 주식과 채권을 제외한 다른 투자처를 포괄해 일컫는 말이다. 사모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등이 대표적이다.
이상은/김진성/이현일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