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 시장에 불이 붙었다. 마이크레딧체인이 개발한 가상화폐 200만 개가 5분 만에 ‘완판’되는 등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400만원대까지 추락했던 비트코인이 1000만원대 진입을 노릴 정도로 급등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15일 가상화폐거래소 픽코에 따르면 국내 핀테크(금융기술) 업체 마이크레딧체인이 개발한 가상화폐 400만 개가 이틀 만에 전부 소진됐다. 14일 진행한 1차 판매 물량 200만 개는 5분 만에, 이날 진행한 2차 판매 물량 200만 개는 50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개당 가격은 1차 기준 10원, 2차 기준 20원이었다.

픽코가 진행한 것은 가상화폐공개(ICO)의 일종인 거래소공개(IEO)다. 가상화폐에 대한 자체 검증을 마친 가상화폐거래소가 일정 물량을 독점 상장한 후 대신 판매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개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ICO가 금지되면서 가상화폐업계가 대안으로 선택한 방식이다.

마이크레딧체인은 17일까지 판매를 이어간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신생 가상화폐들의 매진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원화마켓과 BTC(비트코인)마켓을 통틀어 아르고, 썬더토큰, 펀디엑스, 베리블록 등 10개 가상화폐를 신규 상장했다. 빗썸 역시 같은 기간 오브스, 밸러토큰 등 5개를 새롭게 등록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겠다는 심리다.

전문가들은 시장 분위기가 호전된 것은 맞지만 세계 시장을 주도하던 2~3년 전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현재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서 원화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3.17%에 불과하다. 세계 거래소 거래량 순위도 예전 같지 않다. 한국을 대표하는 업비트와 빗썸이 각각 20위, 21위를 기록 중이다. 1~2위를 다퉜던 지난해 초와 비교할 수준이 못된다는 설명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