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당선 이후 정상화 기대가 높아졌던 국회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야·정 협의체가 회의 형식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둘러싸고 여야가 막말을 주고받으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5일 5당 여·야·정 협의체를 거듭 주장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난 수위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나설수록 여·야·정 협의가 아니라 파탄을 조장하면서 정국을 오히려 마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당 협의체라는 이름으로 ‘범여권 협의체’를 고집하지 말고, (국회 협상에서) 차라리 뒤로 빠지라”고 촉구했다. 여·야·정 협의체 재가동과 관련해 청와대는 기존 합의대로 여야 5당이 모두 참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은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만 참여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야당과 물밑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여권에선 추가경정예산안 등의 국회 논의를 전제로 문 대통령과 3당 원내대표가 만난 뒤 5당이 다시 모여 국정협의체를 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그동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위해 평화당과 정의당이 함께 힘을 합쳐 노력해왔다”며 “이제 와서 평화당과 정의당을 배제하고 3당만으로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건 대단히 유감”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여부를 놓고는 막말 수준의 날 선 공방이 오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폭도, 북한군 침투 이야기를 한 사람에게 어떤 징계도 하지 않고 광주에 내려가겠다는 것은 결국 물병 맞으러 가는 것”이라며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말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무슨 낯으로 (광주 기념식을) 찾겠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광주 시민의 분노를 유발해 보수 결집을 노린다면 역사 앞에 대역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막말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이런데도 범여권이) 한국당을 향해 ‘막말하지 말라’고 말할 입장인가”라고 받아쳤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