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 한진 조원태 - 두산 박정원…재계 '4세 총수시대' 공식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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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19 대기업집단 발표
자산 10조 넘어선 카카오
IT기업 첫 '재벌 규제' 받게돼
자산 10조 넘어선 카카오
IT기업 첫 '재벌 규제' 받게돼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이 각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총수로 ‘정부 공인’을 받았다. 지난해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그룹 자산을 30조원 가까이 불린 SK는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카카오는 정보기술(IT) 벤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으로 지정돼 순환출자 금지 등 소위 ‘재벌 규제’를 받게 됐다.
“4세 총수 시대 열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향후 1년 동안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 등을 집중 감시할 59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을 15일 발표했다. 이들 그룹은 대규모 내부거래 등을 공시·신고해야 하며 총수 일가가 30% 이상(비상장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주면 제재를 받는다. 애경과 다우키움이 새로 지정됐고 메리츠금융그룹과 한솔, 한진중공업은 제외됐다.
3개 그룹의 ‘얼굴’도 바뀌었다. 구광모 LG 회장과 박정원 두산 회장은 각 그룹의 ‘동일인(同一人)’으로 공식 지정됐다. 공정위가 1987년 총수 지정을 시작한 이후 첫 ‘4세 총수’들이다. 3세 경영자인 조원태 한진 회장은 공정위가 직권으로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고(故)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와 조원태·현아·현민 등 한진가(家) 3남매가 누구를 동일인으로 세울지 합의하지 못한 탓이다.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80년대 잣대로 IT 벤처 규제”
올해 대기업집단 리스트에서 가장 눈에 띈 그룹은 카카오다. 1년 만에 2조원 넘게 몸집을 불리면서 IT 벤처기업 중 최초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합류했다. 총자산 10조6000억원으로 재계 서열 32위에 올랐다. 전통의 대기업인 KCC(34위) 한국타이어(38위) DB(옛 동부·43위)는 물론 IT업계의 ‘형님’인 네이버(45위)도 큰 격차로 따돌렸다. 2006년 설립 후 잇따른 인수합병과 신사업 진출로 덩치를 키운 덕분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카카오를 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김범수 이사회 의장에게 돌아온 건 선물이 아니라 규제였다. 올해부터 공정위의 ‘집중 감시’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IT 기업에 1980년대에 생긴 투자규제를 적용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IT산업의 경쟁력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적기에 투자하는 데서 나온다는 걸 공정위가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10대 그룹의 서열은 한화(7위)와 GS(8위)가 자리를 맞바꾼 것 외엔 그대로였다. 다만 자산총액 증감은 업황에 따라 갈렸다. 삼성(399조원→414조원)은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고 2위 현대차(222조원→223조원)와의 거리를 벌렸다. SK는 현대차와의 격차를 32조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좁혔다.
오상헌/이태훈 기자 ohyeah@hankyung.com
“4세 총수 시대 열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향후 1년 동안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 등을 집중 감시할 59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을 15일 발표했다. 이들 그룹은 대규모 내부거래 등을 공시·신고해야 하며 총수 일가가 30% 이상(비상장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주면 제재를 받는다. 애경과 다우키움이 새로 지정됐고 메리츠금융그룹과 한솔, 한진중공업은 제외됐다.
3개 그룹의 ‘얼굴’도 바뀌었다. 구광모 LG 회장과 박정원 두산 회장은 각 그룹의 ‘동일인(同一人)’으로 공식 지정됐다. 공정위가 1987년 총수 지정을 시작한 이후 첫 ‘4세 총수’들이다. 3세 경영자인 조원태 한진 회장은 공정위가 직권으로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고(故)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와 조원태·현아·현민 등 한진가(家) 3남매가 누구를 동일인으로 세울지 합의하지 못한 탓이다.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80년대 잣대로 IT 벤처 규제”
올해 대기업집단 리스트에서 가장 눈에 띈 그룹은 카카오다. 1년 만에 2조원 넘게 몸집을 불리면서 IT 벤처기업 중 최초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합류했다. 총자산 10조6000억원으로 재계 서열 32위에 올랐다. 전통의 대기업인 KCC(34위) 한국타이어(38위) DB(옛 동부·43위)는 물론 IT업계의 ‘형님’인 네이버(45위)도 큰 격차로 따돌렸다. 2006년 설립 후 잇따른 인수합병과 신사업 진출로 덩치를 키운 덕분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카카오를 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김범수 이사회 의장에게 돌아온 건 선물이 아니라 규제였다. 올해부터 공정위의 ‘집중 감시’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IT 기업에 1980년대에 생긴 투자규제를 적용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IT산업의 경쟁력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적기에 투자하는 데서 나온다는 걸 공정위가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10대 그룹의 서열은 한화(7위)와 GS(8위)가 자리를 맞바꾼 것 외엔 그대로였다. 다만 자산총액 증감은 업황에 따라 갈렸다. 삼성(399조원→414조원)은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고 2위 현대차(222조원→223조원)와의 거리를 벌렸다. SK는 현대차와의 격차를 32조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좁혔다.
오상헌/이태훈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