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트럼프, 이란과의 전쟁으로 미 경기 부양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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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인과 참모들에게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물러설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과의 충돌이 핵심 지지층의 인기를 얻고 있으며, 당장의 경제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2020년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겁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물러설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도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이슈가 승산 있는 선거 이슈라고 믿고 있다. 2020년 대선 때까지 무역 논란을 이어가길 원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장기화를 염두에 둔 탓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무역전쟁 속에서도 미국 경기를 살리기 위해 대안을 부지런히 마련하는 모습입니다.
월스트리트는 이런 대안을 세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그들의 시스템에 돈을 쏟아 부을 것이고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Fed가 이에 맞서 금리를 내린다면(match), 게임은 끝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Fed에게 무역전쟁을 지원하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Fed에 1%포인트 인하를 요구해왔습니다.
두번째는 동맹국과의 휴전입니다. 중국만 공격하고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갈등은 수위를 낮추는 겁니다.
미 언론들은 이날 백악관이 무역전쟁 확산을 막기 위해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최장 6개월 연기할 방침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당초 오는 18일이 결정 기한이었지만, 상대국과 협상중일 경우 최장 180일 연기가 가능하다는 법에 따라 미룰 것이란 겁니다.
블룸버그는 또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수입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또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중인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없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 매긴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언제 없앨 것이냐는 질문에 “양국과 해결책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나프타를 대체한 USMCA를 세 나라 의회에서 비준받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세번째는 이란과의 전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은 전날 이라크에 있는 미국 공무원들에게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철수를 명령했습니다. 독일과 네덜란드도 이날 이란과의 충돌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이라크에서 수행 중인 군사훈련 지원 업무를 중단했습니다.
지난해 이란과의 핵 합의를 파기하고 제재에 돌입한 미국은 이란이 중동지역의 미군 등을 공격할 우려가 있다며 지난 주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에 항공모함 등 6척의 전함과 미사일 방어시스템, 폭격기 'B-52'와 해병대 병력 등을 파견했습니다.
이란도 이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군대인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사령관은 15일 "적들(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대결의 장으로 나서고 있다. 지금은 (이란의) 이슬람 혁명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결전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에선 사우디 유조선 2척이 피습을 당했고, 이틀 뒤인 14일엔 사우디 원유시설 2곳이 드론에 의해 공격을 받았습니다. 미국은 이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란 외무부는 사우디 유조선 피격 사건 직후 성명을 내고 “지역 안정 및 안보를 해치는, 불손한 의도를 가진 음모나 외부세력의 모함에 강력한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 일부에선 미국 정보기관이 이란과의 전쟁을 유도하기 위해 기획한 사건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베트남전을 유도했던 제2의 ‘통킹만 사건’이라는 겁니다.
이란과의 전쟁은 미국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을까요?
전쟁이 발발하면 이란은 미국의 맹방인 사우디를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러면 사우디는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무기를 사들일 것입니다. 과거 이라크전은 미국이 자기돈을 퍼부어야 했는데 이번엔 든든한 돈줄이 있는 겁니다. 사우디가 이른바 트럼프의 '돼지저금통'이 되는 겁니다.
또 중동전쟁은 국제 유가를 폭등시킬 겁니다. 지난해 원유 순수출국이 된 미국은 에너지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커져 과거와 달리 유가 상승의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숙적인 이란을 굴복시킬 경우 미국내 유대인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게될 것입니다.
이란과의 전쟁이 전면적으로 번질 경우,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앞서 우선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이란과의 전쟁이 쉽게 끝나기 어려운 만큼, 오는 6월말 일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6개월 더 미룰 수도 있다는 겁니다. 마치 수입차 관세처럼 말이죠.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워싱턴포스트는 15일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인과 참모들에게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물러설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과의 충돌이 핵심 지지층의 인기를 얻고 있으며, 당장의 경제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2020년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겁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물러설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도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이슈가 승산 있는 선거 이슈라고 믿고 있다. 2020년 대선 때까지 무역 논란을 이어가길 원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장기화를 염두에 둔 탓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무역전쟁 속에서도 미국 경기를 살리기 위해 대안을 부지런히 마련하는 모습입니다.
월스트리트는 이런 대안을 세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그들의 시스템에 돈을 쏟아 부을 것이고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Fed가 이에 맞서 금리를 내린다면(match), 게임은 끝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Fed에게 무역전쟁을 지원하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Fed에 1%포인트 인하를 요구해왔습니다.
두번째는 동맹국과의 휴전입니다. 중국만 공격하고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갈등은 수위를 낮추는 겁니다.
미 언론들은 이날 백악관이 무역전쟁 확산을 막기 위해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최장 6개월 연기할 방침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당초 오는 18일이 결정 기한이었지만, 상대국과 협상중일 경우 최장 180일 연기가 가능하다는 법에 따라 미룰 것이란 겁니다.
블룸버그는 또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수입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또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중인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없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 매긴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언제 없앨 것이냐는 질문에 “양국과 해결책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나프타를 대체한 USMCA를 세 나라 의회에서 비준받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세번째는 이란과의 전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은 전날 이라크에 있는 미국 공무원들에게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철수를 명령했습니다. 독일과 네덜란드도 이날 이란과의 충돌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이라크에서 수행 중인 군사훈련 지원 업무를 중단했습니다.
지난해 이란과의 핵 합의를 파기하고 제재에 돌입한 미국은 이란이 중동지역의 미군 등을 공격할 우려가 있다며 지난 주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에 항공모함 등 6척의 전함과 미사일 방어시스템, 폭격기 'B-52'와 해병대 병력 등을 파견했습니다.
이란도 이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군대인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사령관은 15일 "적들(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대결의 장으로 나서고 있다. 지금은 (이란의) 이슬람 혁명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결전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에선 사우디 유조선 2척이 피습을 당했고, 이틀 뒤인 14일엔 사우디 원유시설 2곳이 드론에 의해 공격을 받았습니다. 미국은 이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란 외무부는 사우디 유조선 피격 사건 직후 성명을 내고 “지역 안정 및 안보를 해치는, 불손한 의도를 가진 음모나 외부세력의 모함에 강력한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 일부에선 미국 정보기관이 이란과의 전쟁을 유도하기 위해 기획한 사건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베트남전을 유도했던 제2의 ‘통킹만 사건’이라는 겁니다.
이란과의 전쟁은 미국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을까요?
전쟁이 발발하면 이란은 미국의 맹방인 사우디를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러면 사우디는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무기를 사들일 것입니다. 과거 이라크전은 미국이 자기돈을 퍼부어야 했는데 이번엔 든든한 돈줄이 있는 겁니다. 사우디가 이른바 트럼프의 '돼지저금통'이 되는 겁니다.
또 중동전쟁은 국제 유가를 폭등시킬 겁니다. 지난해 원유 순수출국이 된 미국은 에너지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커져 과거와 달리 유가 상승의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숙적인 이란을 굴복시킬 경우 미국내 유대인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게될 것입니다.
이란과의 전쟁이 전면적으로 번질 경우,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앞서 우선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이란과의 전쟁이 쉽게 끝나기 어려운 만큼, 오는 6월말 일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6개월 더 미룰 수도 있다는 겁니다. 마치 수입차 관세처럼 말이죠.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