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모델하우스. 한경DB
서울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모델하우스. 한경DB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분양한 ‘방배그랑자이’의 당첨 커트라인이 30점대로 하락했다. 강북에선 당첨 커트라인이 이미 10점대로 주저앉았다. 정부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청약 열기가 한풀 꺾인 탓으로 풀이된다.

◆강남 커트라인 작년 대비 20점 하락

1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GS건설이 방배동에서 분양한 ‘방배그랑자이’ 전용면적 84㎡C의 당첨가점 최저점이 36점을 기록했다. 전용 84㎡C의 평균 가점은 46.62를 기록했고 최고점은 65점으로 집계됐다. 올해 처음 강남에서 분양해 최저 가점 48점을 기록한 ‘디에이치 포레센트’보다 10점 이상 낮은 수치다. 지난해 말 강남권 분양단지인 ‘디에이치 라클라스’(서초구 반포동)의 당첨 최저점(56점, 전용 50㎡A)과 비교하면 강남권 청약당첨 커트라인이 20점이나 내려갔다.

이 주택형의 총분양가는 17억3600만원이다. 일반분양분 34가구에 130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3.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74㎡B의 당첨 최저점도 36점을 기록했다. 이 주택형의 당첨 최고점은 77점이고 평균은 45.94로 집계됐다.

다른 주택형의 당첨 최저점도 40점대를 기록했다. 13.2 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전용 59㎡A의 당첨 최저점은 48점이다. 타입별 최저점은 △전용 59㎡B 46점 △74㎡A 44점 △84㎡A 42점 △84㎡B 45점 등으로 나타났다.

강북에서는 이미 청약가점 10점대 분양단지도 등장했다. 지난 1월 분양한 서울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전용 84㎡E에서 16점, 84㎡C에서 17점 당첨자가 나왔다. 전용 115㎡는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해 현재까지 잔여가구를 모집 중이다.

◆“부자들의 잔치 전락”

이처럼 가점이 급락하는 것은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 수준으로 껑충 뛴 데다 분양가격이 9억원을 넘으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서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10억원 이상의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수요자들이 지원하면서 당첨 커트라인이 떨어졌다”며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청약 열기가 살아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요자를 위한 청약시장이 까다로워진 대출규제 등으로 오히려 부자들의 잔치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방배그랑자이 당첨 최저점인 36점은 만 30세부터의 무주택 기간 등을 감안할 때 무주택 4년이상, 부양가족 2인(배우자·자녀) 청약통장 가입기간 9년 이상이면 가능한 점수다. 부모의 지원을 받아 현금 10억원 이상을 마련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다면 30대 중후반 3인 가족도 도전할 수 있다.

실제 당첨 커트라인이 낮아지는 것과는 달리 청약통장 유무, 주택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접수할 수 있는 무순위 청약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14일 진행된 서울 용두동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의 무순위 청약 사후접수에는 6000명이상이 몰렸다. 전용 84㎡ 29가구 모집에 6197명이 청약했다. 경쟁률이 213.69대 1에 달했다. 1순위 당해지역 청약 경쟁률(21.93대 1)보다 10배나 높은 경쟁률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