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식량지원 시기·방식 고심…반대여론 극복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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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공여시 '모니터링 논란' 줄어…행정비용은 고려 요인
직접 지원시 남북대화 재개 지렛대 가능성…北 받아들일 진 미지수
정부가 인도적 차원의 대북식량지원을 위한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시기와 방식, 규모 등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기자들을 만나 대북식량지원의 시기·규모·방식 관련 "내부회의 등은 실무적 차원에서 계속 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모든 방안을 완전히 열어놓고 의견수렴을 하고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열어놓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거듭 내비쳤다.
하지만 북한의 시급한 식량난 사정과 '식량지원'의 효과 극대화 등 현실적인 요인을 고려하면 조만간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 규모에 대한 가닥을 어느 정도 잡아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단 지원 방침을 정한 이상 실무적 절차에 걸리는 시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이달 3일 공동 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적절하고 긴급한 인도적 행동이 취해지지 않으면 춘궁기(lean season)인 5∼9월 동안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제까지 식량을 제공해야 한다는 기준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WFP 북한 식량사정 보고서가) 다음 가을 수확기까지, 5∼9월을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적시하고 있다"며 "저희도 그 평가를 토대로 5∼9월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으로는 남북간 직접 협상을 거치지 않고 국제기구의 대북지원 사업에 정부가 공여금을 내는 방식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017년 9월 유니세프와 WFP의 북한 모자보건·영양지원 사업에 남북협력기금에서 800만 달러를 공여하기로 의결했지만, 집행은 하지 못했다.
전날 열린 대북식량지원 관련 통일부 정책자문회의에서도 기존에 정부가 결정한 모자보건·영양지원 사업에 대한 국제기구 공여는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앞서 13일 김연철 장관도 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WFP이 요청한 북한 영유아·임산부 등 대상 영양지원 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기구를 통한 공여 시 분배 모니터링에 대한 논란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슬리 사무총장도 방한 기간 기자들과 만나 모니터링과 관련 "우리가 무엇을 하건, 식량이나 그 외의 어떤 지원도 공여국들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우리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기구를 통한 공여 시 정부 직접 지원보다 '행정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는 점은 고려 요인이다.
이 부분에 대해 WFP는 구호물자 분배와 모니터링, 수송 등에 들어가는 행정비용이 실제보다 다소 과장돼 알려진 측면이 있고, 사업비에서 행정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히 낮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WFP를 통한 공여를 하더라도 정부는 식량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도 계속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기구를 통한 공여와 정부 직접 지원의 병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2000년대 북한에 쌀을 차관 또는 무상지원 형태로 제공할 당시에도 국제기구 공여를 통한 간접적 대북 인도지원을 병행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최근 대북식량지원 방식과 관련 "항상 병행해 온 역사가 있다.
(직접 지원과 간접지원을) 분리하고 진행한 과거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직접 지원 방식은 남북 당국 간 협의가 필요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답보 상태인 남북관계 물꼬를 트는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 대북 직접 식량지원은 국내 곡물 수급 과포화와 보관비용 등의 문제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직접 지원 시 수송 수단 등에 대한 유엔 제재면제 협의를 거쳐야 하므로 실제 지원 품목이 북한 주민들에게 배급되기까진 예상보다 더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선 국내 여론을 설득하는 것도 관건이다.
정부가 '기간에 한정을 두지 않고' 국내 여론 수렴에 집중하겠다는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읽힌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번 주 비슬리 WFP 사무총장을 비롯해 민간단체, 전문가 등을 잇달아 만났으며, 국내 대형교회 관계자와 대학 총장 등을 만나는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층의 여론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들과 면담을 통해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정부의 인도적 지원 결정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북한이 최근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나서며 대남·대미 강경 태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남측의 직접 지원을 수용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가 경색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북측과 어떤 급에서 접촉하고 식량지원에 대해 논의할지도 정부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연합뉴스
직접 지원시 남북대화 재개 지렛대 가능성…北 받아들일 진 미지수
정부가 인도적 차원의 대북식량지원을 위한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시기와 방식, 규모 등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기자들을 만나 대북식량지원의 시기·규모·방식 관련 "내부회의 등은 실무적 차원에서 계속 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모든 방안을 완전히 열어놓고 의견수렴을 하고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열어놓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거듭 내비쳤다.
하지만 북한의 시급한 식량난 사정과 '식량지원'의 효과 극대화 등 현실적인 요인을 고려하면 조만간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 규모에 대한 가닥을 어느 정도 잡아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단 지원 방침을 정한 이상 실무적 절차에 걸리는 시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이달 3일 공동 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적절하고 긴급한 인도적 행동이 취해지지 않으면 춘궁기(lean season)인 5∼9월 동안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제까지 식량을 제공해야 한다는 기준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WFP 북한 식량사정 보고서가) 다음 가을 수확기까지, 5∼9월을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적시하고 있다"며 "저희도 그 평가를 토대로 5∼9월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으로는 남북간 직접 협상을 거치지 않고 국제기구의 대북지원 사업에 정부가 공여금을 내는 방식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017년 9월 유니세프와 WFP의 북한 모자보건·영양지원 사업에 남북협력기금에서 800만 달러를 공여하기로 의결했지만, 집행은 하지 못했다.
전날 열린 대북식량지원 관련 통일부 정책자문회의에서도 기존에 정부가 결정한 모자보건·영양지원 사업에 대한 국제기구 공여는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앞서 13일 김연철 장관도 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WFP이 요청한 북한 영유아·임산부 등 대상 영양지원 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기구를 통한 공여 시 분배 모니터링에 대한 논란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슬리 사무총장도 방한 기간 기자들과 만나 모니터링과 관련 "우리가 무엇을 하건, 식량이나 그 외의 어떤 지원도 공여국들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우리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기구를 통한 공여 시 정부 직접 지원보다 '행정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는 점은 고려 요인이다.
이 부분에 대해 WFP는 구호물자 분배와 모니터링, 수송 등에 들어가는 행정비용이 실제보다 다소 과장돼 알려진 측면이 있고, 사업비에서 행정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히 낮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WFP를 통한 공여를 하더라도 정부는 식량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도 계속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기구를 통한 공여와 정부 직접 지원의 병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2000년대 북한에 쌀을 차관 또는 무상지원 형태로 제공할 당시에도 국제기구 공여를 통한 간접적 대북 인도지원을 병행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최근 대북식량지원 방식과 관련 "항상 병행해 온 역사가 있다.
(직접 지원과 간접지원을) 분리하고 진행한 과거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직접 지원 방식은 남북 당국 간 협의가 필요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답보 상태인 남북관계 물꼬를 트는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 대북 직접 식량지원은 국내 곡물 수급 과포화와 보관비용 등의 문제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직접 지원 시 수송 수단 등에 대한 유엔 제재면제 협의를 거쳐야 하므로 실제 지원 품목이 북한 주민들에게 배급되기까진 예상보다 더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선 국내 여론을 설득하는 것도 관건이다.
정부가 '기간에 한정을 두지 않고' 국내 여론 수렴에 집중하겠다는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읽힌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번 주 비슬리 WFP 사무총장을 비롯해 민간단체, 전문가 등을 잇달아 만났으며, 국내 대형교회 관계자와 대학 총장 등을 만나는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층의 여론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들과 면담을 통해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정부의 인도적 지원 결정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북한이 최근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나서며 대남·대미 강경 태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남측의 직접 지원을 수용할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가 경색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북측과 어떤 급에서 접촉하고 식량지원에 대해 논의할지도 정부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