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장 믿어도 될까?…고민에 빠진 투자자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美증시 고점·기업실적 둔화 우려" vs
"소비 견고…금리 인하 가능성"
환매 이어지는 美 펀드
올들어 1718억 순유출 불구
"소비 견고…금리 인하 가능성"
환매 이어지는 美 펀드
올들어 1718억 순유출 불구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믿을 만한 곳으로 꼽혀왔던 미국 증시가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이후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분쟁 불확실성 확대, 기업실적 개선 추세 둔화 가능성 등을 근거로 한 부정론과 견고한 소비, 금리인하 가능성 등으로 여전히 믿을 건 미국뿐이라는 긍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환매 이어지는 미국 펀드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48개 미국 펀드에서는 1718억원이 순유출됐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20개 지역별 펀드 가운데 글로벌(5316억원), 중국(3585억원) 다음으로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수익률은 뛰어나다. 미국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5.7%다. 중국 펀드(연초 이후 수익률 21.3%)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같은 기간 베트남(7.6%) 일본(6.8%) 인도(5.7%) 등에 투자하는 펀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익을 냈다.
수익률이 높은 게 자금 유출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승관 KB자산운용 상무는 “S&P500지수는 최근 5년간 48% 올랐다”며 “지난해 10~11월 조정장을 거치는 과정에서 불안감이 커진 투자자들이 올 들어 지수가 빠르게 반등하자 이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투자자의 미국 사랑은 각별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은 미국 아마존이다. 올 1~4월 6억9327만달러(약 8104억원)어치가 결제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미국 증시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깊은 고민에 빠졌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시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21.4배다. 한국(10.9배), 중국(10.9배), 일본(14.6배)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팡(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을 보면 캐시카우였던 사업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며 “애플 아이폰, 아마존 킨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등의 매출 비중이 줄고 있고 페이스북 등의 성장을 이끌어온 광고시장 역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믿을 건 미국뿐”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의견도 많다. 지난해 말 증시 급락을 유발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주춤해졌다는 게 첫 번째 근거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기업의 투자나 부채가 과도한 수준이 아니어서 급격한 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미국 기업들은 저금리, 저유가, 저세금 등 3저 효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 상당 기간 글로벌 증시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해보다 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S&P500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순이익/주식수) 증가율은 올해 주춤했다가 내년 11.1%로 중국(10.7%), 유럽(9.9%) 등보다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미국은 4차 산업혁명의 선두에 선 기업이 가장 많은 국가”라며 “첨단산업의 패권을 차지한 만큼 한동안 세계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환매 이어지는 미국 펀드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48개 미국 펀드에서는 1718억원이 순유출됐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20개 지역별 펀드 가운데 글로벌(5316억원), 중국(3585억원) 다음으로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수익률은 뛰어나다. 미국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5.7%다. 중국 펀드(연초 이후 수익률 21.3%)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같은 기간 베트남(7.6%) 일본(6.8%) 인도(5.7%) 등에 투자하는 펀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익을 냈다.
수익률이 높은 게 자금 유출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승관 KB자산운용 상무는 “S&P500지수는 최근 5년간 48% 올랐다”며 “지난해 10~11월 조정장을 거치는 과정에서 불안감이 커진 투자자들이 올 들어 지수가 빠르게 반등하자 이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투자자의 미국 사랑은 각별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은 미국 아마존이다. 올 1~4월 6억9327만달러(약 8104억원)어치가 결제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미국 증시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깊은 고민에 빠졌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시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21.4배다. 한국(10.9배), 중국(10.9배), 일본(14.6배)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팡(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을 보면 캐시카우였던 사업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며 “애플 아이폰, 아마존 킨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등의 매출 비중이 줄고 있고 페이스북 등의 성장을 이끌어온 광고시장 역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믿을 건 미국뿐”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의견도 많다. 지난해 말 증시 급락을 유발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주춤해졌다는 게 첫 번째 근거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기업의 투자나 부채가 과도한 수준이 아니어서 급격한 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미국 기업들은 저금리, 저유가, 저세금 등 3저 효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 상당 기간 글로벌 증시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해보다 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S&P500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순이익/주식수) 증가율은 올해 주춤했다가 내년 11.1%로 중국(10.7%), 유럽(9.9%) 등보다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미국은 4차 산업혁명의 선두에 선 기업이 가장 많은 국가”라며 “첨단산업의 패권을 차지한 만큼 한동안 세계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