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일자리' 비중 80% 넘어
건설·도매·소매 등 다른 산업 압도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강조한 말이다. 제조업이 국내 경제에서 어떤 위상을 갖기에 “제조업이 경제의 근간”이라고 말했을까.
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은 201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30.4%를 차지했다. 반도체, 석유화학, 전자제품 등을 포함한 제조업 수출 규모는 지난해 한국 수출의 84.1%에 달한다.
국내 고용도 제조업이 지탱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7년 일자리 행정통계’를 보면 국내 제조업 일자리는 총 470만 개로 조사됐다. 전체 일자리의 20.3%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근로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제조업 종사자인 셈이다.
제조업은 일자리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표적 업종으로 꼽힌다. 한 기업에서 전년도와 같은 근로자가 계속 일하는 ‘지속일자리’ 비중은 제조업이 80.4%였다. 건설업(57.1%) 도매·소매업(73.6%) 등 다른 업종보다 높다.
다른 산업의 고용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크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조선, 철강, 반도체 등 주력 제조업의 일자리가 1만 개 사라지면 전·후방 관련 업종 일자리는 1만3700개 줄어든다. 서비스업 일자리가 1만 개 없어졌을 때 다른 연관 산업의 일자리가 700명 감소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제조업은 연구개발(R&D), 유통 등 가치사슬이 복잡하고 길다”며 “다른 업종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요즘 한국 제조업은 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의 추격과 함께 급격하게 오른 인건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체감경기 역시 꽁꽁 얼어붙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올 1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 시황 BSI는 77, 매출 BSI는 75로 집계됐다. 전 분기보다 시황은 10포인트, 매출은 13포인트 하락했다. 시황 BSI는 작년 2분기 후 3분기 연속 하락세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점인 100 이하로 내려갈수록 체감 경기가 나쁘다는 의미다.
고용도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5만2000명 줄었다. 지난해 4월부터 13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지 않으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신(新)제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제조업이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최근 주력 업종의 둔화로 지속 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다”며 “미래 산업 육성과 스마트팩토리 도입 등 기술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