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17일 삼성중공업이 예상 밖의 소송 리스크에 노출됐다며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훼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1만600원에서 1만300원으로 하향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영국 법원은 삼성중공업에 1억8000만 달러(한화 약 2146억원)를 엔스코사(옛 프라이드 글로벌)에 손해배상할 것을 명령했다"며 "이에 따라 단기 투자심리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당 소송 금액은 회게적으로 2분기 영업외 부문에 충당금의 형태로 반영될 것"이라며 "순이익 기준으로는 연간 실적 개선(턴어라운드) 가능성이 희박해진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이익 전망 하향에도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며 "공시된 배상액은 올해 삼성중공업 예상 자본의 3.2%에 해당해 적정가치를 산출하는데 제한적이며 소송에서 최악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재무와 유동성이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은 엔스코사와 브라질 용선업체인 페트로브라스, 삼성중공업이 얽혀있다. 삼성중공업은 2007년 엔스코사(당시 프라이드사, 이후 엔스코사에 인수)로부터 6억4000만 달러 규모의 원유 시추선(드릴쉽)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드릴쉽을 인도 받은 엔스코사는 페트로브라스와 5년 동안 배를 빌려주는(용선) 계약을 체결한다.

문제는 2016년 페트로브라스 측이 삼성중공업이 선박브로커에게 지불한 중개 수수료가 부정 사용됐다고 주장하면서 발생했다. 페르토브라스는 이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용선 계약도 해지한다.

페트로브라스는 미국에서 초과 용선료 지불에 다른 손해를 주장하며 삼성중공업에 소송을 건 것이고 엔스코사는 영국에서 용선계약이 해지된데 따른 피해를 주장하며 삼성중공업에 소송을 진행했다. 그리고 법원은 삼성중공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용선계약은 선주와 용선업체 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선박 중개인인 삼성중공업이 수수료 사용에 대한 책임까지 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영국 고등법원에 항소한다는 계획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