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로 구속된 김학의, 성범죄 수사는 여전히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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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출국시도에 '모르쇠' 전략…검찰, 증거인멸·도주우려 집중 공략
김학의·윤중천 상대 성폭행 의혹 추궁…공소시효·재정신청 기각 이력 '난제'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구속되면서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가 일단 큰 고비를 넘겼다.
한밤중 해외출국을 시도해 대규모 수사단 출범을 자초하고 '별장 성접대'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김 전 차관이 패착을 거듭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구속기한이 끝나는 다음달 초까지 김 전 차관을 상대로 성범죄 의혹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그러나 공소시효 등 난관이 산적해 김 전 차관의 공소장에 성범죄 혐의를 담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에 새로운 판례를 요구한다는 각오로 법리를 구성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심야 출국시도 55일 만에 구치소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지난 16일 밤 김 전 차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지난 3월22일 태국으로 출국하려다가 긴급 출국금지된 지 55일 만이다.
김 전 차관의 출국시도는 검사 14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수사단 출범으로 이어졌다.
'별장 성접대 의혹'에 대한 2013∼2014년 수사 과정을 조사하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도주 우려에 따라 정식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윤씨의 불충분한 진술만을 토대로 우선 뇌물수수 혐의 수사를 권고했다.
검찰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전 차관의 심야 출국시도를 들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차관 측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이모씨와 스폰서 역할을 한 사업가 최모씨 등을 회유한 정황도 여럿 제시했다.
법조계에서는 애초 김 전 차관의 수뢰액 1억6천여만원 가운데 2008년 윤씨와 이씨의 상가보증금 분쟁에서 발생한 1억원에 대한 제3자뇌물수수 혐의에 의문을 제기했다.
수뢰액 1억원을 넘겨 공소시효를 15년으로 연장하기 위해 무리하게 범죄 혐의를 구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이 윤씨에게 보증금 1억원을 포기하도록 종용한 정황 자체가 자신의 부적절한 성관계를 숨기려는 일종의 증거인멸 시도로 해석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이나 도망 염려 등과 같은 구속사유도 인정된다"고 했다. ◇ 공소시효 넘으면 재정신청 '이중고'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윤씨로부터 100차례 넘게 성접대를 받은 혐의에 뇌물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공분이 집중된 성범죄 의혹 수사는 일부 새로운 물증에도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씨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성관계 사진을 새롭게 확보했다.
이씨는 과거 수사에서 2008년 1∼2월께 서울 역삼동 자신의 오피스텔 등지에서 성관계 장면을 억지로 촬영당했다고 주장했다.
윤씨가 동영상 캡처 사진을 자신과 친동생에게 보내 협박했다고도 진술했으나 물증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검찰이 윤씨 주변을 압수수색해 찾아낸 이 사진에는 김 전 차관과 윤씨로 추정되는 남성 2명과 이씨로 보이는 여성 1명이 등장한다.
그러나 사진만으로는 이씨가 폭행이나 협박을 당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한다.
촬영된 시기도 특수강간 공소시효가 10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나기 이전인 2007년 11월이어서 특수강간죄를 적용하기 어렵다.
검찰은 2명 이상이 합동으로 강간한 범죄를 처벌하는 특수강간 대신 이씨의 정신과 진료기록을 근거로 강간치상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폭행으로 인해 상해가 발생한 시기가 2008년 이후인 만큼 공소시효 문제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성폭행과 정신적 상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공소시효의 벽을 넘는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이씨가 무혐의 처분 이후 법원에 냈다가 2015년 7월 기각된 재정신청이 더 큰 걸림돌이다.
형사소송법은 재정신청이 기각됐다면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에만 기소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여기서 '중요한 증거'는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의 증거'를 말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재심 결정 기준을 충족할 만큼 확실한 증거를 추가로 제시하지 않으면 공소기각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검찰은 새로 찾아낸 2007년 11월 성관계 사진 등을 검토하고 있다. 윤씨와 달리 김 전 차관의 성폭행을 입증할 물증이나 진술이 나오지 않는 점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다.
법조계에서는 윤씨의 폭행·협박으로 피해자가 두려움에 빠진 상태임을 알면서 성관계를 했다면 김 전 차관에게 성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윤씨와 이씨 모두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내놓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7일 오전 9시40분께 윤씨를 소환해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윤씨 소환조사는 지난달 19일 구속영장 기각 이후 아홉 번째다.
김 전 차관도 이날 오후 구속 이후 첫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윤씨에게 사기·알선수재 등 기존 범죄사실에 성폭행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김학의·윤중천 상대 성폭행 의혹 추궁…공소시효·재정신청 기각 이력 '난제'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구속되면서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가 일단 큰 고비를 넘겼다.
한밤중 해외출국을 시도해 대규모 수사단 출범을 자초하고 '별장 성접대'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김 전 차관이 패착을 거듭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구속기한이 끝나는 다음달 초까지 김 전 차관을 상대로 성범죄 의혹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그러나 공소시효 등 난관이 산적해 김 전 차관의 공소장에 성범죄 혐의를 담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에 새로운 판례를 요구한다는 각오로 법리를 구성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심야 출국시도 55일 만에 구치소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지난 16일 밤 김 전 차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지난 3월22일 태국으로 출국하려다가 긴급 출국금지된 지 55일 만이다.
김 전 차관의 출국시도는 검사 14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수사단 출범으로 이어졌다.
'별장 성접대 의혹'에 대한 2013∼2014년 수사 과정을 조사하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도주 우려에 따라 정식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윤씨의 불충분한 진술만을 토대로 우선 뇌물수수 혐의 수사를 권고했다.
검찰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전 차관의 심야 출국시도를 들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차관 측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이모씨와 스폰서 역할을 한 사업가 최모씨 등을 회유한 정황도 여럿 제시했다.
법조계에서는 애초 김 전 차관의 수뢰액 1억6천여만원 가운데 2008년 윤씨와 이씨의 상가보증금 분쟁에서 발생한 1억원에 대한 제3자뇌물수수 혐의에 의문을 제기했다.
수뢰액 1억원을 넘겨 공소시효를 15년으로 연장하기 위해 무리하게 범죄 혐의를 구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이 윤씨에게 보증금 1억원을 포기하도록 종용한 정황 자체가 자신의 부적절한 성관계를 숨기려는 일종의 증거인멸 시도로 해석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이나 도망 염려 등과 같은 구속사유도 인정된다"고 했다. ◇ 공소시효 넘으면 재정신청 '이중고'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윤씨로부터 100차례 넘게 성접대를 받은 혐의에 뇌물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공분이 집중된 성범죄 의혹 수사는 일부 새로운 물증에도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씨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성관계 사진을 새롭게 확보했다.
이씨는 과거 수사에서 2008년 1∼2월께 서울 역삼동 자신의 오피스텔 등지에서 성관계 장면을 억지로 촬영당했다고 주장했다.
윤씨가 동영상 캡처 사진을 자신과 친동생에게 보내 협박했다고도 진술했으나 물증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검찰이 윤씨 주변을 압수수색해 찾아낸 이 사진에는 김 전 차관과 윤씨로 추정되는 남성 2명과 이씨로 보이는 여성 1명이 등장한다.
그러나 사진만으로는 이씨가 폭행이나 협박을 당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한다.
촬영된 시기도 특수강간 공소시효가 10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나기 이전인 2007년 11월이어서 특수강간죄를 적용하기 어렵다.
검찰은 2명 이상이 합동으로 강간한 범죄를 처벌하는 특수강간 대신 이씨의 정신과 진료기록을 근거로 강간치상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폭행으로 인해 상해가 발생한 시기가 2008년 이후인 만큼 공소시효 문제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성폭행과 정신적 상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공소시효의 벽을 넘는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이씨가 무혐의 처분 이후 법원에 냈다가 2015년 7월 기각된 재정신청이 더 큰 걸림돌이다.
형사소송법은 재정신청이 기각됐다면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에만 기소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여기서 '중요한 증거'는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의 증거'를 말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재심 결정 기준을 충족할 만큼 확실한 증거를 추가로 제시하지 않으면 공소기각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검찰은 새로 찾아낸 2007년 11월 성관계 사진 등을 검토하고 있다. 윤씨와 달리 김 전 차관의 성폭행을 입증할 물증이나 진술이 나오지 않는 점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다.
법조계에서는 윤씨의 폭행·협박으로 피해자가 두려움에 빠진 상태임을 알면서 성관계를 했다면 김 전 차관에게 성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윤씨와 이씨 모두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내놓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7일 오전 9시40분께 윤씨를 소환해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윤씨 소환조사는 지난달 19일 구속영장 기각 이후 아홉 번째다.
김 전 차관도 이날 오후 구속 이후 첫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윤씨에게 사기·알선수재 등 기존 범죄사실에 성폭행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