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 (사진 = 밸류씨앤아이)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 (사진 = 밸류씨앤아이)
간단한 혈액 검사로 임신 여부를 비롯한 각종 질병 진단이 가능한 3세대 현장진단키트(POCT). 코스닥 상장을 앞둔 마이크로디지탈의 승부수다. 마이크로디지탈은 대형병원에 가지 않고도 혈액 검사만으로 각종 진단이 가능한 3세대 POCT를 2021년 출시할 계획이다.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사진)는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을 통해 3세대 POCT 개발·투자에 박차를 가하겠다. 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도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설립된 마이크로디지탈은 의료분석 시스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업 분야는 메디컬시스템, 바이오시스템, 정밀진단플랫폼 3가지로 나뉜다. 앞서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두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기술성 평가에서 'A' 등급을 획득,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정밀의료 전(全)주기 제품을 구축한 게 강점. 대부분 업체가 장비, 카트리지 등을 외주화한 것과 차별화된 포인트다. 바이오 분석기기인 국내 유일의 흡광분석시스템 나비(Nabi), 면역 분석 자동화 기기 iSBS 등을 뒀다. 정밀진단 POCT 고감도 소형 현장진단 프로그램 파스타(FASTA)도 오는 2021년 출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다른 회사와는 달리 진단 기기부터 만든 다음 시약, 카트리지 등 소모품도 추가하고 있다"며 "계약을 맺은 회사가 원하는 시약을 적용해 기기에 공급할 수 있는 오픈플랫폼 구조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디지탈 기기는 소형화·정밀화돼 있다. 해외 수출에도 유리하다. 김 대표는 "미국의 경우 기기가 30kg이 넘으면 법적으로 설치 인원이 2명 이상 필요하며 인원 선정 관련 규정도 따라붙는다"며 "기기가 무거우면 배로 운반해야 하지만 우리 회사 기기는 2kg 정도로 DHL 같은 배송으로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동력으로 삼을 핵심 비즈니스는 3세대 POCT 정밀 솔루션 사업 확대다. 3세대 POCT는 15~30분 만에 질병 진단이 가능한 기기다. 그는 "다른 회사의 소형화된 POCT는 10개 정도 병만 진단할 수 있지만 우리는 3세대 POCT로 30개 병을 진단할 수 있도록 설계, 시장에서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회사 측은 혈액으로 임신 여부를 진단하거나 염증, 호르몬 관련 마커 등 4개 바이오 마커 개발을 완료했다. 추가 연구로 26개의 바이오 마커를 더 개발해 바이오 콘텐츠 사업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김 대표는 "미국에선 응급실이나 병원에 오면 여성은 무조건 임신 진단을 실시한다. 임신 여부에 따라 처방 가능한 약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국내에도 이 시스템이 적용되면 우리 회사 기기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시장 상장 후에는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일본·북미 시장 개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일본 시장만 해도 국내 체외진단 시장보다 3~10배 규모가 크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디지탈은 일본 생명과학 유통 분야 1위 LMS와 독점 공급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진단 키트 분야 5위권 CTK와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시작으로 기술제휴·공동개발 파트너십을 구축해 판매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마이크로디지탈은 20~21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거쳐 27~28일 청약을 진행한다. 신주 공모 주식수는 70만주, 공모가 희망밴드는 주당 2만원~2만3000원이다. 상장 예정 주식수는 363만800주로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835억원이다. 상장 주관사는 하나금융투자, 매매 개시일은 다음달 5일로 예정됐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